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봉진 Feb 29. 2016

마음의 짐

# 캄보디아 고엘과의 인연으로 모인 자리.

캄보디아에서의 시간이 길었든 짧았든 간에 마음의 짐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별다른 의미 없이 가볍게 들어선 자리에서 각자의 강렬한 끌림들이 전해졌다.

나도 그랬다. 어떤 끌림으로 캄보디아 고엘과 함께 했다. 

 

고엘과 나는 늘 애정 하는 사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짐이 될까 걱정하는 사이이기도 하고

서로에게 무한한 이해를 베풀지만, 때때로 투정도 부리고 서운함도 느낀다.

너무 사랑한 연인 사이처럼 늘 곁에 있기를 원하지만, 나만 더 사랑하는 마음은 좀 숨기고 싶기도 한다. 


각자가 느낀 강한 끌림이란 것이 항상 같은 수준의 마음일 수는 없다. 마음의 높낮이는 수시로 달라지고 그 성질까지 변하는 변덕쟁이라 참 믿을 것이 못된다고 알면서도 사람인지라 마음에 의미를 두게 된다. 어떤 끌림으로 내 안에 씨앗이 심어졌고 그것들이 제 멋대로 자라나서 나름의 모양새를 만들어간다. 

고엘을 향한 끌림에서 자라난 씨앗 안에 마음의 짐 같은 것이 느껴졌다. 오롯하게 지켜온 사람과 자연에 대한 가치. 오롯하다는 너무 우아한 표현이고. 사실 개고생 하며 지켜온 가치들. 그것을 지켜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책임을 나눠서 지고 가고 싶은 가볍고 순수한 마음의 짐들.


그 마음의 짐들이 모여 어떤 인연이 되는 순간이었다. 길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고엘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고 그 자체만으로 마음의 짐들이 더 큰 끌림으로 변했다. 


# 올해로 고엘이 10년이다. 고엘이 10년을 버티는 동안 만났던 수많은 끌림들이  지구 어디에선가 자라나 새로운 인연들이 생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엘도 10년을 고생하고 버텼으니 넌 아직 멀었다며 더 고생하라는 선생님 말씀에 뭉클했다. 골골한 가난한 마음들에서 슬슬 벗어나면 내게도 10년을 버틸 끌림들이 다시 나타나 줄까. 










매거진의 이전글 #사끄다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