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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立冬)의 배려

by 봉진

2025년 11월 7일(금)

최저온도 8°/ 최고온도 21°


2박 3일 완주에 귀농귀촌 교육이 있어 짐을 챙겨 아침 일찍 출발했다. 입동(立冬)이니깐 이제 날이 제법

춥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에 날씨 앱 확인도 안 하고 어려 겹 껴입고, 두꺼운 옷도 따로 챙겼다.

자차로 움직이니 모자라지 않게 이것저것 넘치게 짐을 챙길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마을은 강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아서 유독 안개가 심하다.

이른 아침에 전방 시야가 너무 흐려서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짝꿍은 천천히 운전하고

차들이 여러 대 달리는 구간에서는 깜빡이를 켜고 달렸다.

보통 마을을 벗어나고 더 큰 도로에 들어서면 안개가 걷히는데

유독 안개가 심해서 조수석에 앉아 있는 나조차도 긴장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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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일 안갯속 아침을 맞이하면서 김승옥 작가의『무진기행』을 자주 떠올린다.


올해 입동(立冬).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는 배려의 마음이 넘쳐났다.

아직 보내기 아쉬운 가을을 더 붙잡고 싶은 마음을 알았는지 해가 중천에 뜨니

날이 화창하고 껴입었던 옷을 하나씩 벗어도 될 만큼 따뜻했다.

자연이 보여주는 다양한 색감과 이 정도 온도의 공기를 우리는 '가을'이라 불렀지 하면서

천진난만하게 가을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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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의 배려로 눈으로 가을 채집을 마음껏 했다.

이제 으슬으슬 추워져도 춥다는 괜한 불평은 조금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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