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2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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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온 지 1년이 지났다.
작년 이맘때 낯선 환경에 일도 없던 시기라 이사 오고 짐 정리 며칠 하고 나니 할 일이 없었다.
그때 너무 심심해서 곶감 만들기를 시작했다.
앞으로 남은 생에 스무 번째 절기 소설(小雪)에는 곶감 만들기 이벤트를 놓치지 않기로 다짐했다.
집에 감나무가 있어서 올해는 감을 사지 않아도 될 줄 알았는데 영문도 모르게 감나무는 열매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우리는 구례 오일장으로 향했다.
이맘때 오일장에 감이 얼마나 많이 깔려있는지 경험한 탓에 요리조리 가격을 알아보고 적당한 감을
골라 한 박스 사 왔다.
감을 깎고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쳤다. (이건 어떤 유튜브에서 본 방법인데,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주면
소독이 되어서 곰팡이가 안 생긴다고 한다.)
양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아서 작업은 3-4시간 정도 걸렸다.
작년에는 처음이라 감을 애지중지 건조했다. 해가 좋은 날은 야외에 해가 잘 드는 곳에 놔두고, 밤에는 집안으로 들이고, 조금 습한 것 같으면 제습기도 틀어주었다.
올해는 집안에 말썽쟁이 고양이 때문에 야외에서만 건조하기로 했다.
곶감이 잘 될까 걱정스럽긴 했지만, 감을 물어대는 고양이와 함께 둘 수는 없었다.
얼마 전에 부엌에 있던 단감을 사람이 안보는 사이 고양이가 물어다가 자기 자리에 나란히 모셔놓은
일이 있었다. 그때는 너무 귀엽다고 깔깔깔 웃었는데, 그때 이빨 자국을 생각하면 애지중지 곶감을
한집에 둘 수는 없었다.
주렁주렁 달려있는 곶감을 보고 있으면 왠지 뿌듯하다.
정작 우리는 곶감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집에 오는 손님들에게 언제 즘 곶감을
맛 보여줄 수 있을까 기대된다.
두 번째 곶감 만들기. 1년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시골을 충분히 경험하기에 부족한 시간이지만, 도시바보는 잘 적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