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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틈 Jun 14. 2023

엄마, 죽는다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야

오랜만에 엄마의 손을 잡아 보았다


2인실로 옮겼지만 옆 침대는 비어 있었고, 고요한 병실 속에는 엄마와 나, 두 사람만 있었다.


"엄마. 무서워?"

"응.. 엄마 살고 싶어."


명확하지 않은 발음이었지만 엄마는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엄마가 안쓰러워서 엄마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엄마의 손을 잡은 건 너무 오랜만이었다.


"엄마. 그러면 지금부터 이렇게 생각해. 죽으면 지금 이 순간은 아무것도 아닌 순간이야. 오히려 죽으면 어쩔 수 없어. 내 운명인 거야라고 생각해 봐."


엄마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이제 눈 감고 자. 눈 뜨면 아침일 거고, 엄마는 괜찮아져 있을 거야. 내가 옆에서 엄마 지켜볼게."


엄마는 내 말에 눈을 감았고, 나 역시 눈을 감았다. 감은 눈 사이로 눈치 없이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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