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줘서 고마워, 엄마
전쟁 같던 밤이 끝나고 고요가 찾아왔다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 엄마 침대 옆에 놓인 기계판의 숫자만을 응시했다. 그 사이, 간호사는 30분 간격으로 엄마의 혈압을 살폈다.
"숫자가 조금 내렸던데 괜찮을까요?"
긴장했던 탓인지 엄마는 소곤거리는 목소리에도 깨지 않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
"혈압이 조금 떨어졌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서 지켜봐야 할 거 같아요."
떨어졌다는 말이면 됐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혈압을 나타내는 숫자들을 바라보며, 새벽을 맞이했다.
"따님분. 엄마 혈압 많이 떨어지셨어요. 이제 좀 주무셔도 돼요."
창문에 푸른빛이 돌던 새벽 6시. 드디어 엄마의 혈압이 떨어졌다. 뇌출혈의 가능성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 밤새 긴장했던 나를 안심시켰다.
"살아줘서 고마워. 엄마."
잠들어 있는 엄마의 손을 다시 한번 꽉 잡았고, 닮아있는 두 손이 포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