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민 Feb 02. 2022

그냥 좋아서 했다는, 사울 레이터의 사진들

[전시] 사울 레이터 :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사울 레이터

: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1. 사울 레이터는 아주 오래 사진을 찍었으나, 80세가 되어서야 대중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2. 사울레이터는 '컬러 사진의 시초’라고 평가받지만, 정작 자신은 그냥 컬러 필름이 좋아서 사용했을 뿐 큰 의미는 없다고 한다. 컬러 사진이 현실을 왜곡한다는 평에도, 그냥 좋아서 컬러 필름을 썼다고..(쿨해..) 그의 사진을 보다 보면 '무슨 구도가 이래?'라고 생각되는 지점들이 있었는데, 다른 이의 신경은 쓰지 않고 정말 사진 찍는 게 좋아서 찍은 사진들 같았다.





3. 인상 깊었던 건 <하퍼스 바자>에 패션 사진을 실은 부분이었다. 어딘가 모호하고 비밀스러운 그의 시선은 패선 잡지에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모두가 말했지만, 그를 믿고 의뢰한 신임 편집장의 용기란.. 기존 패션 잡지의 언어를 따르지 않고, 그만의 자유로운 시선으로 풀어낸 패션의 아름다움이 전시 중 가장 신선했다.(그래서 몇 부 팔렸는지 나만 궁금한가요?)






4. 그에겐 솜스라는 사람이 있었다. 처음엔 작가와 모델로 만났다고. 솜스는 사울이 주목을 받지 못할 때부터 사울의 사진을 지지했고, 사울은 솜스가 모델로서 활동하지 못할 때까지 모델로 기용했다고 한다. 아무도 자신을 찾지 않을 때, 믿어주는 한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5. 창문이나 안개 등을 통해 그 너머의 풍경을 보는 사울의 시선이 좋았다. 특히 비가 와 뿌예진 창 너머의 인물들의 온도가 좋다. 특정한 인물 사진은 '작가만의 사람'같지만, 얼굴이 없는 사람들은 꼭 내 이야기로 쉽게 상상되니까.


6. "세상에서 잊히기를, 별거 아닌 사람으로 남기를 바랐다." - 사울 레이터


7. 전시에 다녀오고 '좋아서 했다'는 사울 레이터의 말이 내내 와닿았다. 그래, 잘 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게 먼저니까. 조급함을 덜어 보기로 했다.





전시 정보

- 전시명: 사울 레이터,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 예약 방법: 네이버 예약, 얼리버드 티켓으로 구매

- 전시 일정: 21.12.18~22.03.27(평일 오전 방문 추천)

- 전시 장소: 피크닉(서울 중구 퇴계로6가길 30)

- 사진 촬영: 사진 only 무음으로만, 플래시 금지



매거진의 이전글 새롭게 마음을 붙인 공간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