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민의 새로운 여행 에세이가 출간되었습니다!(2022)
안녕하세요, 청민입니다.
오늘은 기쁜 소식을 가지고 왔어요. 2021년 하반기에 열심히 준비한 저의 새로운 에세이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가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 이후, 6년 만에 처음 가지고 온 에세이라 기분이 뭔가 설레면서도 이상하더라고요.
온라인 서점은 어제부터 링크가 오픈되었고, 오늘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오후에 도서 실물이 배송되었습니다. 인쇄 전 PDF 파일로 보았을 때도 참 예뻤는데, 실물로 받아보니 차분한 초록색과 하늘색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자전거 타는 가족이 있는 표지라 더욱 정감이 갔어요.
인스타그램에는 어제 사진을 올렸는데, 뭐랄까. 브런치엔 꼭 실물 도서 사진과 함께 올리고 싶었어요. 출간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기보다, 이런 책이 나왔어요, 어제는 없던 책의 얼굴이 실제로 이렇게 생겼어요, 라며 차분하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저에겐 브런치가 '첫 마음'이자,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라, 뭔가 가장 먼저 실물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2015년 처음 브런치를 시작하고, 벌써 2022년이 되었네요. 벌써 브런치에 글을 쓴 지 7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긴 시간 동안 청민의 브런치를 한 번이라도 찾아주시고 읽어주시고 공유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브런치에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던 20대 꼬마 친구가 지금은 (브런치 덕분에) 출간 경험도 해보고, 새로운 기회들과 닿아 보고, 또 출판사에 취업을 하여 먹고살고까지 있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저는 브런치가 준 기회의 산 증인(!!)이 아닌가 싶어요. :-)
무튼, 하고 싶은 말은 브런치 덕분에, 청민 곁에 오래 계셔 준 모든 분들 덕에 새로운 책이 출간될 수 있었어요. 그래서 고맙다고 꼭 말하고 싶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는 청민의 여행 에세이입니다. 특히 가족과 떠난 유럽 자동차 여행 이야기가 들어있어요. 주요 키워드는 여행, 사랑, 캠핑, 가족, 용기가 될 것 같아요. 아, 이번 책에 들어가는 사진은 아버지가 찍어주셨어요. 아버지 실명을 쓰지 않고 Peter라는 닉네임을 썼는데, 주변에서 '혹시 아버지가 외국인이셔?'라고 물어보더라고요. ㅋㅋㅋ 저희 아버지는 한국인, 대구 분이랍니다!
이번 책을 쓰면서 저는 제 하나의 시절의 페이지를 넘기는 기분이었어요. 아주 많은 변화가 있었거든요. 예전에는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이었다면, 이젠 혼자 독립한 삶을 살고 있어요. 너무나 소중했던 추억을 되짚어보고, 그 영향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었나 고민하는 책이기도 했어요. 저는 이 책을 베이스캠프 삼아 앞으로 더 멀리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가족 유럽 자동차 캠핑 여행을 하게 된 계기
- 홀로 캠핑을 떠나서 고생한 이야기
- 사회생활을 하는데 학창 시절 '왕따'의 기억이 발목을 잡은 이야기
- 해리포터를 따라 영국을 여행한 이야기
- 여행에서 샀던 물건들에 담긴 이야기
.. 등 여행과 일상에 아주 가깝게 있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는 정말 많은 분들의 손길이 담긴 책이에요. 편집자님, 디자이너님, 마케터님, 인쇄소 기장님, 유통 담당자님, 서점 대표님 등.. (저자로서) 출판을 경험할수록 '저자의 몫은 작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저는 저자이기도 하지만, 출판사 직원이기도 해서, 오랜만에 서로 다른 시선으로 출판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 이 고마운 책이 더 많은 곳에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점에서 보시고 소문 내주시고, 반가워해주시고, 서점 리뷰를 남겨주시면(ㅎㅎ) 제게 정말이지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정말이지 한 줄의 리뷰지만 나비효과처럼 제겐 엄청난 크기의 마음으로 전달되니, 반가워해주세요 :)
감사합니다.
* 다음 주부터 청민의 출판 계약 일기가 브런치에서 연재됩니다.
출판의 a to z가 궁금하신 분들
저자와 출판 마케터의 다른 시선이 궁금하신 분들
청민의 우당탕탕 출판 준비기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꼭 읽으러 와주세요!
* 더불어 유튜브에 업로드했던, '출간 전 브이로그' 1편을 올립니다. 현재 2편도 편집 중이니, 곧 다시 만나요! https://www.youtube.com/watch?v=K6LIx52BPu4
* 용기도 두려움처럼 패턴을 이룬다. 몇 번의 두려움에 노크를 하다 보면, 고개를 빼꼼 내미는 작은 용기들이 나름의 패턴을 이뤄 자리를 잡는다. 한번 해봤으니까 일단 기회 앞에 나를 던지는 용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는 용기, 머뭇거리면서도 언젠가 해낸 기억을 믿고 선택하는 용기. 늘 작다고만 여겼던 것들은 언제나 나보다 컸다. 그래서 내가 쌓아온 작은 시간들을 믿어보기로 다시금 다짐했다. 두려워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 p.72, 「용기도 두려움처럼 패턴을 이룬다」 중에서
* ‘저기에 아주 아름다운 바다가 있어, 혼자 보기엔 너무 아쉬운 바다가 있어. 꼭 알려주고 싶은 풍경이 있어.’ 바다를 보며 환하게 웃는 엄마의 얼굴을 보고서야 콕콕 아프던 마음이 정말로 괜찮아졌다. 사랑한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좋은 건 다 주고 싶은 마음. 꼭 같이 하고 싶은 마음. 내가 좋아하는 걸 소중한 사람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괜히 더 신이 나는 마음. 그러고 보면 아빠도 늘 그랬는데. 멋진 걸 보고 오면 우리를 데리고 꼭 다시 가고는 했다.
--- p.90, 「함께 보고 싶었던 바닷가」 중에서
*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지 않을까.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서 견딜 수 없는 날. 지나온 시간을 모두 취소하고 싶어 무작정 도망치고 싶은 날. 나는 그럴 때 아빠에게 전화를 건다. 누군가 너무 미워서 견딜 수 없을 때도, 티 내기는 애매한데 잊고 가기엔 서러울 때도 아빠가 “괜찮아”라고 하면 정말 나는 좀 괜찮아지는 것 같은데. 아빠는 그런 날 어디로 갈 수 있었을까. 그래서 사진을 찍었을까. 엄마랑 산책을 하면서 꽃을, 하늘을, 거리를, 우리를. 사랑하는 걸 담다 보면 굳었던 아빠의 입꼬리도 조금은 펴지는 것 같았다.
--- p.134, 「시선은 결국 아름다움에 맺힌다던데」 중에서
* 나에겐 가족과 함께 떠났던 수많은 여행이 있다. 함께 자동차를 타고 캠핑을 다닌 순간들. 빵 말고 밥이 먹고 싶어 엉엉 울던 날, 검정색 쓰레기봉투를 이어 비 오는 날 타프 대신 썼던 날, 의자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았던 날들이 내 안 깊은 곳에 단단히 남아 있다. 그날들은 나의 베이스캠프가 되었다. 길을 잃으면 돌아갈 맥도널드가 되었다. 살다가 용기나 위로가 필요한 날, 즐거움이 필요한 날, 베이스캠프로 돌아가 필요한 무언가를 조금씩 떼어 다시 오늘로 돌아올 수 있었다.
--- p.204, 「여행의 베이스캠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