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로 인쇄 감리 구경하고 왔어요!
1.
연차를 내고 파주로 인쇄 감리를 보러 왔다. 꼼꼼하게 색을 확인하는 디자이너님과 편집자님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표지는 짙고 예쁜 푸른빛을 띄고 있다. 능숙하게 색을 조절하는 기장님의 손길이 신비롭기만 하다.
칙칙. 착착. 어제까지만 해도 세상에 없던 글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인쇄된다. 시끄러운 소리 속에도 ‘조금 더 밝게 볼 수 있을까요?’’그럼 푸른빛이 너무 올라올 것 같아요’ 같은 의견을 주고받으며,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 책은 파주의 요란한 기계들 사이에서 물성을 갖고 탄생한다.
출판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책이란 절대 혼자 탄생할 수 없다는 것을. 출판이란 100m달리기보단 이어달리기에 가깝다. 출판 과정에서 저자의 역할이란 얼마나 일부인지, 내 이름이 찍혀 나오는 인쇄기 앞에서 다시금 생각했다.
출판사 직원으로 살다가 다시 저자의 입장이 되어보니, (이젠 더 이상 그러지 않을 만큼 단단해진 줄 알았는데) 감정이 요동친다. 그러니 나는 이 책이 멀리 나가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나를 위해서가 아닌, 이 책에 더해진 고마운 손길들을 위하여.
2.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는 청민의 유년부터 20대에 떠났던 가족 캠핑 여행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왜 캠핑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우리 가족은 어쩌다 유럽으로 ‘캠핑 여행’을 가게 되었는지, 왜 밥 대신 샐러드를 먹는 집이 되었는지. 시시콜콜하지만 사랑이 듬뿍 담긴 여행의 흔적을 담았다.
우린 좋은 걸 보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린다. 좋은 걸 보면 함께 보고 싶고, 맛있는 걸 먹으면 다시 같이 오고 싶다. 사랑은 복잡하지 않고 선명하고 쉽고 따듯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누구에게나 쉽게 읽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록했다. 쉬운 말로, 가장 가까운 가족의 이야기로.
3.
이 책은 나의 또 다른 소개서이기도 하다.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이런 빛깔로 살아내는 사람도 있구나’라며, 나를 (처음처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이렇게 유년의 페이지를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 책을 기점으로 나는 지난 (어렸을 적) 이야기들을 덮고, 퇴근 후 자전거를 타거나 마케터로 일하며 나아가는 사람으로 씩씩하게 나아가야지.
4.
어제는 없던 책이 물성을 갖는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고마운 일인지, 멋진 일인지. 인쇄소에서 착착, 띠리링 울리는 기계들 속에서 생각했다. 성수에서 파주까지 멀고 먼 길을 오고 가신 편집자님, 디자이너님, 대표님. 그리고 이 책 너머에서 손을 더해주신 모든 분들만 생각하면 벅차게 감사한 날이다.
5.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는 다음 주에 출간됩니다. 여기저기 소문내 주시면, 청민의 지속 가능한 글쓰기에 (아주아주아주x100) 큰 도움이 됩니다. 만나면 반가워해주세요!
그리고 고맙습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덕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시작은 카카오 브런치였고요. 서랍 속에 글을 숨겨두고 계시다면, 용기내서 브런치하세요. 우리 모두 작가가 될 수 있어요.(브런치 덕분에 책도 내보고, 출판사에 취업해서 돈도 벌고 있는 산 증인)
고맙습니다.
출간 되면 또 소식 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