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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을 제대로 즐기는 세 가지 방법

밀당남녀 그것이 궁금하다

동료인데 가끔 남자로 보인다

선배였는데 갑자기 여자로 느껴진다

     

남녀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

두 가지로 요약하면 이렇다.

<썸타는 남녀, 쌈하는 남녀>

*‘우리 괜찮으면 만나봅시다로 바로 가는 소개팅은 제외시키기로 한다.

     

몇 년 전 케이블방송에서 남녀사이에 썸을 탈수도, 쌈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개그코너가 있었다.

     

코미디빅리그 추억의 코너 썸앤쌈


(썸의 상황)

-술만 마시면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야.

-정말? ?

-내 얼굴에 취한대.

     

(쌈의 상황)

-술만 마시면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야.

-정말? ?

-내 얼굴만 보면 술이 확 깬대.

     

분명 같은 상황에서 같은 행동이

어떤 사람에게는 핑크빛 로맨스의 시작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개똥같은 소리가 되기도 하는 모순.

썸앤쌈은 그런 거였다.

     

싸우다 정이 들면 썸,

싸우다 멍이 들면 쌈.

     

본디 썸이라는 것은.

연인관계가 시작되기 전, 날 좋아하는 게 맞나? 나만 좋아하나? 내가 오버하는 건가? 확실하지 않지만 그랬으면 좋겠다, 좋아했으면 좋겠다, 사귀면 이렇겠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간이다. 저 사람에게 로맨스월드의 초대장을 보냈다. 상대방도 초대장을 받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오나마나, 가나마나, 왔다갔나, 영영안오나, 끝날 것 같지 않은 기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썸을 제대로 즐기는 법 세 가지

 

1. 모든 썸은 관성의 법칙을 따른다

썸이라는 것도 인간관계의 일종이다. 모든 관계는 탄성과 관성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

원래 있던 자리에 있으려고 하는 성질.

원래 있던 그 자리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엄마와 나의 관계가 어느 날 갑자기 뒤바뀌는 일은 없다. 상담을 잘 들어주는 친구는 상담을 받지 않는다. 가끔 기대역할과 다른 행동이 관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 넣어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세팅된 자리에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 사람이다.

관계에 대한 관성의 법칙을 유지하려는 기싸움의 다른 말이, 바로 남녀관계에서는밀당라고 불린다.

     

썸녀밀당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밀당같은 거 못합니다. 직진합니다.

     

연인이 시작되기 전의 가장 많은 상담사례가 바로 썸녀밀당, 썸남밀당이다. 그리고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저는 밀당을 할 줄 몰라요.”, “저는 밀당 안 해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얘기 하는 게 좋지 않아요?” 라는 말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낯선 사람 두 명이 만나서, 처음부터 직진하겠다는 말 자체가 더 이상한 거다. 처음부터 직진만 하갰다는 남녀 두 명이 만나면 끝까지 만날 일은 없다. 평행이론이 되는 거다. 치열한 밀당의 시간 후에 비로소 둘이 함께 있을 때 편안한 제자리를 찾는 것. 하루 24시간을 스펙터클한 롤러코스터를 타게 하고, 웃기도 했다가 울기도 하는 그 희노애락의 시간이 썸의 기본 중의 기본, 소중한 밀당의 시간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2. 나만 몰랐었던 something~  

썸은 두 명이 탄다. 썸은 혼자선 못 탄다. 상대가 있어야 한다.

가끔 썸에서 더 이상 진도가 안 나가는 경우가 있다.

남녀가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며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다면,  

일단 연락이 지속 되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둘 다 서로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연락이 끊긴다면, 슬프지만 한 명이 그 썸에서 로그아웃 했다는 것이다.

     

연락이 지난주부터 갑자기 안 되더니 좋은 사람 만나라고 문자가 오더군요.

     

상대방의 호감 비호감 기류를 잘 캐치하지 못하는 썸 바보들이 있다.

간혹, 썸남이 아니라 짝남과 썸을 탄다고 착각하거나

썸녀밀당 때문에 힘들다고 하는데 혼자만의 썸이었던 경우도 있다.

     

나만 몰랐었던 썸씽이거나 (상대방이 지쳐 나가떨어지는 경우)

분명히 느껴진 썸씽이지만 (혼자만의 썸인 경우)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사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답이 늦다거나, 읽씹, 마무리 답변 등이 온다면 썸이 끝나가고 있거나, 썸이 아니었을 경우가 많다. 감정의 전송오류와 응답오류는 결국 썸의 실패를 낳는다.

     

3. 썸이 쌈으로 가는 지름길

어떤 게임이든 암묵적인 룰이 있다. 어떤 데서는 이러한 규칙을 상도라고 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그건 좀 그렇지..” 라는 말로 눈치껏 경고를 주기도 한다. ‘에서의 반칙은 무책임이다. 썸이 쌈으로 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책임감 결여인 경우가 많다. 연애 포기 세대. 깊은 관계는 부담스럽다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지만, 그런 사람들은 출전자체를 금지해야하는 게 썸의 판이다.

something의 명사화로, 아직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 사귀는 듯이 가까이 지내는 관계라는 뜻으로 국어사전에 등재되어있다. 미국식 표현은 ‘Getting to know’로 말 그대로 예의 있게 서로를 알아가는 기간에 대한 뜻이다. 배려하고 양보해야하는 연인관계는 부담스럽고, 가끔 만나 가볍게 놀고 싶다는 마음이라면 썸 블랙리스트에 추가해야할 사람이다. 소중한 사람과의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청춘남녀의 판에 그런 건 너무 무겁고 부담스럽지않아?’라며 물을 흐리는 애정흡혈귀 같은 사람은 출전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사람들의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 연락이 자주 안 된다, 난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자기만의 방식을 강요한다면 확률이 높다. 주말이나 휴일마다 선약이 있다면 더 높은 확률이다. 그러면서 썸녀밀당, 썸남밀당 이라고 오해시킨다. 썸은 결코 가벼운 관계가 아니다. 예의 있고 사려 깊은 관계다.

     

세상 썸남썸녀들에게 환한 꽃길이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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