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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아웨이브 Feb 11. 2023

토요일, 성수에서 요가를 한다.


2월 11일 토요일


토요일 오후 4시 성수에 있는 촌마을 [공간 차츰]에서 싱잉볼수업을 하는 날. 신청하신 다섯 분 중에 같이 신청하신 세 분이 지방에 일정이 생기셔서 못 오시고 두 분과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싱잉볼요가 수업을 시작하면서 차츰 알게 되는 것은, 이 수업을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은 청각으로 흡수하는 정도가 다른 분들보다 섬세하다는 것인데 그래서 최대한 말을 아끼고 최소한의 말로 안내하려고 합니다. 침묵에서 들려오는 싱잉볼의 울림을 들으려 오시기 때문이죠.


오늘은 볼스터를 사용해서 어깨를 여는 동작 위주로 인요가를 했습니다. (저는 정말이지 인요가와 싱잉볼은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느슨한 토요일 오후


공간 차츰 수업은 시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 오신 분들과 차를 마시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준비해 간 생강과 계피차를 내어 드렸습니다.


요가 후에 나누는 이야기는 보약입니다. 몸이 열리면 마음도 같이 느슨해지는데 따뜻한 차를 마시면, 그냥 담고 있던 이야기가 술술 나오는 마법이 생겨나기 때문이죠.


오늘은 퇴직과 이직, 그 사이에서 용기를 가진 이야기, 용기를 갖기까지 가졌던 저항감들, 미래가 보장된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바닥을 치는 경험을 할지라도 내가 스스로 결정한 선택에 반드시 책임을 지겠다는 다짐을 했다는 이야기.


용기, 응원해요.


오늘은 처음 만난 분들과 나눌 수 없는 이런 마법 같은 이야기를 나눴네요.


영화 [모아나]가 생각났습니다. 기어코 삶으로 용감하게 몸을 던졌던 모아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꺼이꺼이 목놓아 울어본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삶에 나를 던지고 있는 중일까요?

(아니요.) 저는 아직 제 손에 쥐고 있는 게 남아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가장 소중한 걸 내놓아야 삶은 움직인다는 걸 이제는 알고 있는데도 저는 아직 용사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용기도 한 번에 갖기는 어려우니 차근차근 쌓아가다 보면 모일 때가 있겠죠 뭐.


오늘 차츰에서 만난 두 분과 나눈 이야기, 진짜 재미있었네요. 가끔 이런 분들을 만나면 요가 선생님은 진짜 재미있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주에도 토요일 4시, 조용한 시간을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어떤 분들이 오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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