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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쿠나마타타 Mar 08. 2021

이것도 나고 저것도 나다

한 단어로 요약되는 사람이 된다는 건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나를 표현하는 한 단어를 안다는 건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오래 전부터 했던 고민이자,

지금은 받아들이기로 한 내 특징이 있다.

모든 스펙트럼의 양쪽 기질을 다 가지고 있는 듯한 사람이다.

외로움을 많이 타면서도 사람들 사이에서 피곤해하고,

겁이 많으면서도 저지를 때는 별 생각이 없기도 하다.

분위기를 주도하고 싶어 하면서도 스포트라이트가 싫을 때가 있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 마음의 에너지가 안달나다가도 고독하고 싶어 일부러 세상을 피할 때도 있다.


어릴 때는 그런 내 모습이 마냥 질풍 노도를 겪고 있는,

남을 따라 살고싶어하는 줏대 없는 사람은 아닌가 고민하던 시절도 있었다.

일상에서 지나가는 대화들을 내 기준에서 해석하고 마음에 깊이 새기는 것 처럼 

어느 사람과의 대화에 그렇게 이야기해준 사람이 있다.

그것도 너고, 저것도 너라고.


별 말 아닌 고작 4조각의 단어들이 나에게 가지는 의믜는 컸다.

왜 받아들이지 못했을까.

그것도 나고, 저것도 나인 것을 왜 인정하지 못했을까

정해진 유형 안에서 나를 분류하고자,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그렇게 틀 안에 나를 넣고 있었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항상 생각한다.

이것도 나고 저것도 나이다.

다만 그 유형이 일반적이거나 보편적이지 않기 떄문에 남들처럼 쉬운 길을 가기는 어렵다.

매 순간 나는 어떤 사람인지 고민해야했고,

매 결정에서 나는 어떤 길로 가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 골머리 앓아야 했다.

인생의 순간 순간이, 선택의 한 땀, 한 땀이 항상 신중해야 했고,

내 기준으로 해석해서 모두 다시 정의하고 결정 내려야했다.

하지만 그렇게 살기로 결심했다.


남을 따라 하거나, 정해진 아웃 라인 안에서 쉽게 가고자 하는 생각은 없다.

그래서 나는 자주 쉬어야하고, 자주 돌아봐야하고, 자주 고민해야한다.

복잡할 수 있고 힘들 수 있는 삶이지만,

그게 나로 살아가는 과정의 일부라면 아주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차피 한 번 살아가는 삶에서 대충 살지는 않겠다.

매 순간 나를 위한 선택과 나를 위한 행복의 정의를 새롭게 세워가면서,

오늘 눈감고 내일 눈 뜨면 다시 세워야 한다고 할 지라도,

남의 기준이 아닌 내 기준으로 세워진 행복과 열정과 성취감과 노력으로,

그렇게 오늘 저녁 무너지면 내일 다시 세워지도록 그렇게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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