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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클라이언트를 거르는 방법

본론(돈) 얘기를 회피하면 가짜

by 노진상존

얼마 전 상당히 기운 빠지는 일을 겪었다.

한 시간가량 카페에서 열심히 작성해 준 견적서만 받고 의뢰가 성사되지 않은 것.. 심지어 연락도 없어 내가 먼저 작업진행 여부를 물어봐야 했다.


생각해보면 낌새는 처음부터 있었다.

원하는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다가 그래서 내가 얼마쯤 예산이 되시냐고 물어보니 그때부터 갑자기 말이 길어지면서 약간 횡설수설하는 게 그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자기들은 몇십짜리 싸구려 디자인은 안 하고 싶고 가격에 제한을 두지 않아도 된다 어쩌고저쩌고.. 그럼 내가 견적 신경 안 쓰고 작성해도 되냐니까 아 그래도 비교할 수 있게 가격차이를 둬달라 할 때.. 하 혓바닥만 길고 구체적인 액수 얘기가 없을 때 알았어야 했는데.


최근 의뢰가 없던 차에 작업 스타일도 맘에 들어 기꺼이 견적서를 정성스레 작성했던 터라 속상하다.


그래도 그쪽에서 요구하는 바가 낮은 금액으로 나올 수 있는 건 아니었기에 안 한 건 잘된 거였지만, 이런 가짜 클라이언트에게 에너지를 뺏긴 것이 분하다.


다음부터는 내가 역으로 이건은 옵션별로 00 내외 정도인데 괜찮으시냐고 짚고! 넘어가야겠다.


이게 대충 적어주는 견적이면 괜찮은데.. 나의 경우에는 세세하게 적어두면 견적서 작성에만 삼십 분 이상이 걸리기에.. 사실 의뢰인 쪽에서야 견적서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다. (견적서만 받고 연락은 팽했듯이 매너는 다소 없었지만) 내쪽에서 금액 부분에서 우선 최소한의 견적에 대한 정보를 주고 진행의사가 있으면 그때 구체적인 견적서 및 작지서를 진행하는 게 순서인 것이다.


+ 비슷한 결로 작업진행 전에 미팅을 하자던가 샘플을 받고 싶다던가 하면 꼭!! 돈을 받기를 권한다.


(경험상 미팅비 없이 무작정 미팅하자는 업체치고 체결된 경우가 없었던..)


프리랜서의 일 구하는 절박함은 알지만 구할 때에 돈을 받아야 하는 부분에서도 미리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는 없다. 그러지 않고 돈을 요구하는 것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길이며, 괜찮은 의뢰인을 만나는 길이다.


사업은 의뢰인을 거르고 거르는 일이라는 것을 오늘도 마음에 새기면서 조급해지지 말아야겠다.


*제목은 위시캣의 글을 인용했습니다.


https://blog.wishket.com/%EC%9C%84%EC%8B%9C%EC%BC%93-%EA%B0%80%EC%A7%9C-%ED%81%B4%EB%9D%BC%EC%9D%B4%EC%96%B8%ED%8A%B8%EC%97%90%EA%B2%8C-%EC%8B%9C%EA%B0%84%EA%B3%BC-%EC%97%90%EB%84%88%EC%A7%80%EB%A5%BC-%EB%B9%BC%EC%9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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