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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연 Sep 08. 2020

현재에 집중하면 불안은 사라져요

<불안한 20대의 자화상>


어디선가 주운 트위터리안의 글

나는 꽤 오랜 시간 불안했다. 취업을 준비하던 대학생 때부터 일을 하면서 이직을 고민하고 다시 진로를 고민하고 공부를 하고 새로운 나를 찾는 지금까지도 꽤 오랫동안 불안했던 거 같다.


확실한 건 몇 년 전에도 이런 글을 캡처한 기록이 있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 글이 내 뒤통수를 때리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을 보면 여전히 마음을 현재에 두고 있진 못했나 보다.


근데, ‘현재의  집중한다면 어느 곳에서든 만족을 찾을  있고 그렇지 않다면 어떤 위치에 있고,얼마를 가졌건, 어디서든 불안할 거예요


얼마 전 상담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순간 멍해졌고 저 글이 퍼뜩 떠올랐다. 그리고 내 불안의 이유를 알게 됐다. 나는 끊임없이 미래에 나를 두고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 이러다 취직이 안되면? 돈을 못 벌면?  이룬 것도 없이 이대로 도태되면? 이번 생 망한 건가? 계속해서 질문했고 계속해서 비교했다. 나는 2040년쯤 늙고 힘없고 메말라버린 미래에 나 홀로 남겨둔 채 스스로 비참해지길 자처했는지도 모르겠다.


상담 선생님은 나에게 명상을 추천했고 이 질문을 해보길 제안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말 그대로 칠흑 같은 이 어둠의 시기를 ‘나를 알아가는 시기’로 정의했다. 허울 좋은 말로 자기 위안 삼기 위한 노력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만 속칭 이 ‘개 같은 시기’에 실제로 나는 나를 많이 알게 됐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며 잘하고 또 힘들어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내 삶의 방향과 자세를 정하는 튼튼한 자원이 될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 방향이 내가 버틸 수 있는 위로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정했다.


나를 잘 아는 것과 별개로 여전히 내 길을 걷고 평정을 찾고 현재에 집중하는 것은 어렵지만, 당장 내일 일도 모르겠고 코로나로 2020년을 잃어버릴 줄 아무도 몰랐듯이 어차피 우리는 불확실 속 미래를 살고 있다.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있는 것은 온전히 현재에 집중하는 것. 거기서 나를 찾고 조금씩 나의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 아닐까.


힘들긴 하지만 힘내려 애쓰는 내가 대견하고 애처롭다. 어느 영화 대사였던가 ‘나는 내가 잘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나는 정말 그렇다. 그리고 누구의 인생에나 한 번쯤은 있을 이 개 같은 시기를 겪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나포함) 끝까지 무너지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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