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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람도리 Mar 27. 2016

나는 20년 후 어떻게 살고 있을까?

디자이너 VS 회사원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소위 남들이 말하는 대기업에 들어갔다. 회사에서는 주니어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업무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조금씩 익숙해진다. 직장동료들과 관계도 원만하다. 돈을 버니 학생 때보다 금전적인 제약에서 자유롭다. 모든 것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  내 20년 후 모습이 그렇게 밝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디자인, UX 관련 부서라 그럴 수 있지만 팀에서 나이가 50세 넘은 사람을 보지 못했다. 40대도 그렇게 많지 않다. 과연 연배가 있으신 선배들은 지금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실까?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생각이 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변했다. 과연 15년 20년 뒤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 것인가? 어떻게 살고 있을 것인가? 내가 생각한 '계획'대로 살고 있을 것인가?  지금 내가 하는 일은  20년 뒤 삶에 도움이 될 것인가? 이런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느낀 불안감을 정리를 해보자  

1. 20년 뒤 나는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대기업'라는 곳에 있지 않을 확률이 높다

2. 지금 대기업에서 배운 UX업무는 20년 뒤 기업을 떠나면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을 것 같다

3. 큰 사고가 없다면 앞으로 40년 이상을 살 것이다

4. 20년 동안 회사를 다니며 모은 돈으로 평생 가족들을 멱여살리기엔 부족할 것이다


해결책도 생각해보자.

1.'경쟁력 있는 전문성'을 길러 회사 조직에서 없어선 안 되는 전문가가 될 수 있다

2. 자영업 또는 벤처를 창업하여 직업의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 내 상황과 해결책을 연결해보자.

남들보다 '경쟁력 있는 전문성'을 기르고 있다고 생각하나? 아니다. 물론 내가 다니는 회사의 특성, 또는 아직 주니어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디자이너'로서 일하기보단 관련 부서와 협의를 하고, 프로젝트를 리딩 하는 '회사원'으로 살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것도 '전문성'이고 좋은 경험과 경력이다. 하지만 20년 뒤 이 조직을 떠나면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 없다.(물론 교수, 연구직, 회사 고문 등 일이 있을 수 있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제외했다) 얼마나 불안한 지 감이오나? 이것이 나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회사를 다니는 '회사원'이라면 공통된 걱정일 것이라 생각한다.  https://brunch.co.kr/@brunchlftm/3 글을 보면 큰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것도 비슷하게 보인다. 나는 '끓는 물속의 개구리'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제때 들어오는 월급, 익숙해져가는 회사 업무등 현실은 따듯하다.

끓는 물속의 개구리(boiling frog)는 끓는 물 안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개구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처음에 개구리가 끓는 물 안에 들어가면 깜짝 놀라 뛰쳐나오겠지만, 만약 점점 따뜻해져 끓게 되는 차가운 물에 들어가게 되면 위험한 줄 모르다가 죽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디자이너'로서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앞서 말한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능력만 있다면 외주를 받던 에이전시를 차리던 나 혼자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은가.

한번 나 자신에게 물어보자. 내가 '회사원'으로 또는 '디자이너'로 살고 있는지? 무엇으로 살고 싶은지. 해결책은 위에 명시한 대로 간단하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며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금부터 남들보다 더 경쟁력 있는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 될지는 모르지만 꾸준히 찾아서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30년 뒤에 내가 대리운전, 또는 경비를 하고 있을지 모르지 않는가?( 물론 경비, 대리운전이라는 직업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연속성이 없는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


'한치 앞도 모르겠는데 20년 뒤 고민은 사치다', '현재에 충실히 살면 그때 가서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미래를 계획하며 행동하는 것은 현재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현재 주어진 일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다음 주 내게 무슨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당신은 '회사원'으로 살고싶은가? 아니면 '전문가'로 살고싶은가?  이 글을 통해 한번 미래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보고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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