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토리 Sep 18. 2023

블루 피리어드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노력하지 못하는 아이는

좋아하는 게 없는 아이였어요


좋아하는 일에

인생에 가장 무게를 두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노력가는

누구보다 강하답니다


-블루 피리어드-


블루 피어리드에서 등장하는 선생님들의 말은 참 가슴을 울린다.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두려웠던 주인공 야구치는 자꾸만 자신의 본심을 숨긴다.

그런데 학교 미술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좋아하는 건 취미로 하라는 어른들의 말은, 정말 좋아하는 게 없었던 어른의 말일지 모른다고.

좋아하는 게 없었던 나, 열정적이지 못했다.

나는 정말 좋아하는 게 없었던 어른이었다.


좀 더 솔직해도 됐는데,

좀 더 밀어붙여도 됐는데,

이제라도 그걸 찾아주고 싶다.


좋아하는 것이 나를 지켜주는 건 아니다

때론 그 누구보다 나를 속박하고 괴롭게 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것은

내 원동력이 되고 열정의 불씨가 된다는 것.


주인공 야구치는 공부도 곧잘 하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들으면서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모범생이다.

하지만 공부에 열정은 없었고, 남들이 해야 한다니까 했다.

그러나 미술부 모리 선배의 천사 그림을 보고 그림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으면서

미술에 매료되어 고 2에 그림을 그리기로 갑작스레 진로를 정한다.


미술은 그림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도구였다.

야구치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끊임없는 자아 성찰을 한다.

그러면서 볼품없는 스스로와 마주하고, 수없이 괴로워한다.


그의 주변에는 많은 재능충 친구들이 있다.

감각적인 친구, 예민한 친구, 개성이 뚜렷한 친구 등등

그 속에서 자신을 친구들과 비교하며 좌절하기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도, 친구들의 말에 자극을 받기도 한다.

나는 남들보다 가진 재능이 없으니까, 몇 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몇 배는 더 노력하고, 집중한다.


야구치를 보면서, 야구치의 생각을 보면서 참 나도 공감이 되었다.

특별히 못하는 건 없는데, 그렇다고 무언가 하나에 엄청난 재능도 없다.

두루두루 적당히 잘 한다.

한쪽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나는 늘 그쪽은 아니었다.

나같은 부류는 참 애매해서, 가끔은 스스로가 너무 평범하게 느껴져 한심하다.

그저 그런 적당히 잘했던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다.


그래서 야구치를 응원하게 되고, 보는 내내 야구치의 생각에 너무나 공감했다.

반드시 남들보다 몇배는 더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나만의 정체성, 내 개성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탐구해야겠다.


야구치는 미술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했지만, 이는 미술에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기술력을 키워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다음은 나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

세상이 필요로 하는 나만의 무언가를 만드는 그 날까지, 수많은 피와 땀이 필요하다.


야구치는 성실함과 노력을 무기로 기술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자기만의 그림이다.

무언가를 보고 따라 그리는 것이 아닌, 나만의 그림.

진짜 자신만의 색을 찾아 갈 수 있도록, 주변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야구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그중 친구 류지는 이렇게 말한다.


“나답지 않은 걸 해보지 않으면

나의 세계는 넓어지지 않아“


그리고 모범생인 야구치에게, “너는 내가 물에 빠지면 함께 빠져주진 않고 구명조끼만 던져줄 것 같아” 라고 말한다.

이 말은 자극제가 되어 중요한 입시를 이틀 앞둔 날 그를 움직이게 만든다.

이 말은 나에게도 너무 뼈때리는 말이었다.

나는 이게 좋아 라고 단정짓고 나만의 선을 그으면서 스스로를 여기까지인 사람으로 만들었다.

안정적인 선택은 때려치우자.

내가 못하는 게 있다면, 해보지 않은 게 있다면, 도전하고 더 파고들어 봐야 했다.

한번 뿐인 인생과, 유한한 시간 속에서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거부감이 들어도 도전해보는 내가 되자.

그렇게 내 한계를 시험하고 내 세계를 더욱 넓혀가자고,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블루 피리어드를 보도록 이끌었던

요아소비의 “군청” 노래를 소개하며 마친다.

요아소비-군청

노래가 너무 띵곡이어서 이것만 듣다가,

가사도 너무나 좋길래 대체 이 애니메이션은 뭘까 늘 궁금했었는데

하루만에 정주행을 끝냈다.

기대하던 것보다도 훨씬 인생 애니가 되어버렸다.

여운이 참 길다.








매거진의 이전글 삶의 용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