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하다
1. 고요하고 아늑하다.
2. 말없이 다소곳하거나 잠잠하다.
유의어: 그윽하다 고요하다 묵묵하다 조용하다
이 단어는 사회적인 나의 모습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엔 장소에 많이 쓰이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뜻을 찾아보니 장소 뿐 아니라 사람에도 쓴다. “고즈넉한 표정”과 같이 말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너 참 조용하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말을 듣는 것은 기분이 좋진 않았다. 꼭 내가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고, 사람들과 잘 못어울린다는 얘기를 듣는 것 같아서였다. 그렇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내가 그렇게 보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을 뿐이다.
그냥 내가 가진 성향과 특성 중 하나인 것일 뿐인데, 어렸을 때는 그 점이 내 콤플렉스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자신감이 더 없어지기도 했다.
지금은 어떠냐고? 지금은 이런 나의 성격이 좋다.
많은 사람들과 있을 때는 조용히 있는 나이고, 남들의 눈치를 많이 보지 않는 나이기에 나는 대외 관계에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고 나 스스로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점이 나의 내면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그리고 내 성격은 분명히 조용하기만 하지는 않다. 집에서는 동생들을 괴롭히며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고, 친한 친구를 말장난으로 놀리길 좋아한다. 친구와 "만약에" 놀이를 하면서 상상력을 펼치는 것도 좋아한다. 그리고 자꾸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려 한 덕에 예전보다 말빨이 쎄진 것도 있다.
지금은 “조용한 것 같다”는 말을 들어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은데, 결국 그때 내 마음 상태의 문제였던 것 같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아저씨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옛날 일, 아무것도 아냐.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