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일기
남편의 회식으로 아이의 픽업 담당자가 내가 된 월요일 저녁. 아이를 재우기 위해 함께 침대에 누웠다. 아이는 요일을 하나씩 말하며 유치원에 누가 데리러 오는지를 확인한다. 야근도 야근이고. 회사에서 집까지의 거리도 내가 훨씬 더 멀기 때문에 아빠, 아빠, 아빠...라고 대답을 하자 아이는 또 묻는다. 엄마는 무슨 요일에 일찍 오느냐고.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임과 동시에 아이에게 약속을 하며 수요일과 금요일에 일찍 오겠노라 대답한다.
이번 주는 특별하게 월요일까지 더해 주 5일 중 3번을 일찍 오겠다는데 아이는 한숨을 쉰다. 그 소리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해진 나는 망설이다 아이에게 묻는다. 왜 휴...하며 한숨을 쉬냐고. 내 불안을 확인시켜주듯 아이는 엄마가 집에 있었면 좋겠노라 대답한다. 아득해지는 마음을 애써 다잡으며 씩씩하게 아이에게 묻는다. ○○는 유치원에 가면 기분이 어떠냐고. 아이는 당연하다는 듯 재미있다고 대답한다. 그 대답에 나는 말한다.
"엄마도 회사에 가면 재미있어.
○○가 매일 유치원 가서 재미있게 노는 것처럼 엄마도 그래.
○○만 재미있으면 어떻게 해. 엄마도 재미있어야지."
네게 장난감을 더 많이 사주려고 회사에 다닌다는 말을 하기는 싫었다. 너의 더 윤택한 미래를 위해 회사에 다닌다는 말도 하기 싫었다. 누구 때문도 아닌 나 때문에 일한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야 아이도 먼 미래에 스스로가 즐거운 일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혹시나 사회의 발전이 너무 더뎌 아이 역시 육아와 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그때 나의 대답을 기억해주지 않을까. 조금은 씁쓸한 마음과 함께 아이가 어른이 된 세상에서는 엄마도 아이도 진정 즐겁기를 희망하며 오랜만에 아이에게 길고 긴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잠이 든 아이를 바라보며 자장가조차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로 채워 불렀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뭐 어떠랴. 엄마의 취향을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더러는 아이보다 엄마 중심으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엄마가 즐거워야 아이도 즐거운 것은 당연한 진리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