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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트립 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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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버트 Sep 15. 2019

트립 투 방콕 위드 보나

in 2018


보나언니와의 방콕 여행을 트립 투 시리즈로 쓰지 못한 것은 일년 넘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2015년에 혼자 여행간 이후로 줄곧 거의 모든 여행을 혼자 꿋꿋이 다니고 있었는데, 친한 친구와 간 여행이 이 방콕 여행이 처음이었을 뿐더러 굉장히 즐거웠기 때문이다.

특히 마음 맞는 친구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줄 수 있는 친구와 서로의 스타일을 이해하면서 각자 즐겁게 놀다 왔다는 것은 감동적이면서도 감사한 일이었다. 보나언니가 누구보다도 방콕을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편하게 다닐 수 있었던 것도 크게 감사한 일이었다.


실제로 최대한 많이 걷기를 여행의 목표로 삼는 나와, 최대한 적게 걷기를 여행의 목표로 삼는 보나 언니는 어찌 보면 완전 다른 여행 스타일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도 편하게 각자의 시간을 즐기면서 편하게 여행했다. 함께하는 시간도 물론 즐겁고 행복했다.













신기한 음식, 고수에 전혀 부담이 없었던 둘은 정신놓고 서로의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폭식을 시작하는데... 





직접 태국 인싸의 인스타그램까지 뒤져가며 핫플레이스를 발견해준 보나언니 덕에 혼자서는 절대 방문할 수 없는 방콕의 핫플레이스들을 많이 방문했다. 혼자 먹기 어려운 음식들을 배터지게 먹은 건 말할 것도 없고.





방콕 거리에서 영문도 모른 채 무작정 기다리며 결국 한 접시 얻어내고야 말았던 팟타이. 마에스트로 백종원이 칭송한 맛 답게 그 퀄리티가 눈물났다.







진짜 하루종일 먹음 ^^





그나저나 방콕 거리 여기저기 늘어져있는 전깃줄은 갈 때마다 놀랍고 무섭다. 이러헤간 비가 많이 오는 도시에 저렇게나 많은 전선들이 노출되어 있어도 되는건지. 혹시라도 정전이 일어나거나 그보다 더한 경우에 심각한 감전 사고가 일어나진 않는지 갈때마다 궁금했다.

이제와서라도 기사를 찾아보니 어쨌든 문제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며 사는듯(...) 

https://mn.kbs.co.kr/news/view.do?ncd=3416059 뭐 이게 무서워서 여행 못갈 정도는 아니다.





조식 처돌이의 행복한 시간. 원래도 아침 잘 챙겨먹는 편이지만 이상하게 여행가면 더 병적으로 챙겨먹는다.





현지인들만 안다는 놀라운 닭덮밥(?)도 순식간에 클리어.





위에 이야기한 것과 같이, 보나언니와 나의 여행스타일은 놀라울 정도로 달랐고 실제로 여행에서 즐기고자 하는 것도 달랐다. 어찌 보면 같은거라곤 식성 하나였던 것 같기도... 하다못해 마사지만 하더라도 1일 3마사지 받고 싶어하는 나와 달리 언니는 마사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같이 쇼핑센터가서 점심 먹고, 숙소로 돌아와서 언니는 수영장으로 가고, 나는 조금 더 걸어서 혼자 마사지를 받으러 가고, 그러는 과정에서 둘다 그 어떤 불편함도 없었고 마냥 편하기만 했다. 개인적으로는 고맙기까지 했다. 


어쩌면 남들이 생각하기에 이상할 정도로 가볍게 만나서, 스쳐갈 수 있는 인연이 10년, 15년, 17년 이렇게 이어져 오는데는 우리도 몰랐던 이런 점이 큰 역할을 했나보다. 여행 동안에는 조금 낯설어서, 부끄러워서, 길게 표현하지 못했지만 이 때의 여행을 돌아보고 사진을 보다보니 얼마나 이때의 기억이 나에게 소중하고 감사하게 남았었는지 새삼 곱씹어보게 된다. 





먼 곳으로 가도 괜찮아. 택시비 반띵 하면 되니까.

이것저것 시켜도 괜찮아. 식비 반띵 하면 되니까.









어렴풋하게 존재했던 긍정의 감정들이 갈수록 더 세분화 된다. 언제 어떻게 고마웠고, 언제 어떻게 소중했고, 언제 어떻게 힘이 되는 순간이자 관계인지 구체화 된다. 이게 같이 나이들고 성장하는 친구라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일년 반이나 지나서 뒤늦게 올리게 되는 여행 사진이지만, 그때 보나언니와 함께 보냈던, 서로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배려하고 있다고 느껴졌던, 마냥 편하고 즐거웠던 그 여행이 여전히 내게 큰 힘이자 귀중한 순간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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