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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버트 Apr 03. 2021

질문하고, 응답하기

 

브런치 쥔장.......인 저는 여성 쇼핑 앱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에서, 현재 HR과 PR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어느새 3년 8개월째 크로키닷컴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크로키닷컴에게 인터뷰 시간은 지원자 분들의 이력과 경력, 앞으로의 성장에 대한 질문을 드리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크로키닷컴에 대한 지원자 분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1차 인터뷰(해당 팀 리더, 실무진 인터뷰)와 2차 인터뷰(해당 팀 리더, 경영진 orHR)에 참석하시는 인터뷰어 분들께도, 인터뷰가 끝나기 전에 꼭 지원자 분들께 '질문이 있으신지' 여쭤볼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제공해드리고 있는데요.


저 역시 HR 담당자로서 최근 다양한 리더 분들과 2차 인터뷰에 함께 참석해 지원자분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서로 주고받다 보니, 2차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주시는 질문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2차 인터뷰의 기록들을 봤을 때, 2차 인터뷰 지원자 분들은 두 개의 질문들을 가장 자주 해주셨습니다.

'지그재그'는 앞으로 어떻게 확장해나가고 싶으신가요?

유진님은 어떻게 하다가/왜 크로키닷컴으로 이직하셨나요? 크로키닷컴에서 무엇을 얻고 계시나요?


이 질문들에 답변을 하다 보면,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제 생각이 정리되는 경우도 있고 나아가 스스로의 커리어나 일하는 방식/시간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마침 어제가 전사가 다 같이 하루 쉬어가는 방학 날이기도 해서, 오랜만에 브런치에 new도 띄우고, 2차 인터뷰 때 나누었던 이야기들에 대해 정리를 해보는 것도 제 스스로에게 의미있는 기록이겠다 싶어, 오늘은 크로키닷컴 이야기지만 제 개인 브런치를 찾아왔습니다.






Q. '지그재그'는 앞으로 어떻게 확장하고 싶으신가요? 크로키닷컴은 어떻게 확장해나갈 계획이신가요?


A. '지그재그'의 앞으로 확장 계획이나 크로키닷컴의 확장 계획에 대해서는 대표님이 인터뷰를 해주신 기사들도 잘 작성되어 있기 때문에 ㅎㅎ 저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 오히려 제가 처음 크로키닷컴에 입사했던 3년 반 전을 떠올려봅니다. 3년 반이라는 짧고 긴 시간 동안 크로키닷컴이 지금까지 확장해온 방식에 대해 돌아보는 것인데요.


처음 제가 크로키닷컴에 입사했을 때, 지그재그는 쇼핑몰/아이템 '검색'과 '찜', 그리고 '즐겨찾기'만 가능한 서비스였습니다. 그때 지그재그의 앞으로 확장성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저는 이렇게 설명드리곤 했습니다.


유저가 어느 날 검은색 미니 원피스가 사고 싶어서, 이 미니 원피스를 검색하고, 검색한 원피스를 장바구니에 담아 고민하고, 고민 끝에 결국 결제했다가, 받아봤는데 생각보다 사이즈가 커서 교환을 요청하고, 결국 내 스타일에 꼭 맞는 원피스를 다시 배송받아 장롱에 걸어두는 전체적인 쇼핑의 과정


당시 지그재그는 '미니 원피스를 검색하고, 검색한 원피스를 장바구니에 담아 고민하고' 부분에서 버티컬 커머스로서의 1위를 공고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3년 전에도 이미 그 정도의 기능으로도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MAU가 160만에 육박하는 서비스였고, 누적 다운로드도 800만 내외를 기록한 앱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비즈니스 모델이 다각화되기 전이었고 결제는 저 멀리 아득하게 느껴지는 기능이었죠. 물류나 커머스는 말할 것도 없고요. 다만 3년 동안 지그재그는 이 쇼핑 과정을 수직적으로/수평적으로 달성해나가는 전략을 다방면으로 구사해 오면서 그때는 쉽사리 예상하지 못했던 영역들을 하나씩 도전해나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P;ㅠ이 무색하지 않게, 지금까지 노력했던 과정의 결과들이 하나씩 자리를 잡아가거나 새롭게 빛나고 있습니다.


위의 쇼핑 과정을 각 단계별로 쪼개 보면 하나하나의 기능들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 우리가 가졌던 가치인 즐겨찾기와 검색에서 시작해, 양옆으로 하나씩 기능을 확장해나가며 각 쇼핑 단계에서의 확장을 이루어나가고 있는 것을 수직적인 확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검색과 장바구니에 담아두는 메타 서비스로 시작했던 지그재그가 이후에 Z결제, 리뷰, Z-only(물류)로 확장되고 있는 것처럼요. 지그재그라는 서비스는 검색/장바구니/즐겨찾기 기능에서 시작했지만 그 앞 뒤 단계를 차근차근 개발하고, 론칭해낸 스텝들을 고도화하면서, 두 고객군(유저, 셀러) 사이드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가지들을 붙여나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수평적인 확장일 텐데요. 기존에는 소호몰만 입점이 가능했던 지그재그에 올해부터 쇼핑 다양성 확대를 위해 브랜드관이 오픈되면서 의류나 잡화 브랜드까지 서비스 카테고리가 확장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지그재그가 각 쇼핑의 단계를 쪼개어가며 하나씩 완성해나가고 있는 쇼핑의 경험이 꼭 소호몰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포함한 인접 영역으로도 하나씩 확대가 되어가고 있는 거죠. 지그재그가 꾸준히 준비해오고 있던 일본 시장으로의 진출도 마찬가지인데요. 지금까지 지그재그가 쌓아온 노하우가 새로운 영역에서의 도전과 시너지를 주고받으며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아래로 아래로 파고들어야 할 영역이 너무나도 깊고, 옆으로 옆으로 펼쳐나가야 할 영역도 넓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국내 여성 패션 시장에서 더 이상 어떤 것을 더 할 수 있냐 라고 물어보실 수도 있지만 저희는 아직도 고객의 쇼핑 경험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해야 할 것, 하고 싶은 것이 많고 이 과정들이 앞으로 더 큰 가치와 확장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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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진님은 어떻게 하다가/왜 크로키닷컴으로 이직하셨나요? 크로키닷컴에서 무엇을 얻고 계시나요?


A. 부끄럽지만 제가 3년 전쯤 지그재그라는 서비스, 크로키닷컴에 조인하게 된 계기를 브런치에 살짝 작성을 해둔 글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leeyoojin/99

최근에는 아웃스탠딩에서 멋지게 기사를 다뤄주셔서 자세히 비화(?)를 풀어내기도 했었고요.

https://outstanding.kr/careerpath20210129


사실 크로키닷컴으로의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이전에도 이미 스타트업에서 꼭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문과생으로서(...) 일단 문과생이 할 수 있는 일은 웬만하면 다 해보자 라는 신조를 갖고 있으면서, 내가 일하고 싶은 기업에 대한 기준을 4~5개 정도 정리해두었는데요. 다행히 아래의 다섯 가지 기준 중에 1번을 제외하고(입사 당시의 크로키닷컴은 20명이 채 되지 않는 조직이었습니다) 나머지 조건이 모두 부합하는, 크로키닷컴에 정말 운이 좋게, 멋진 타이밍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1. 30~50명 사이의 조직일 것(기존에 다니던 조직들이 5명, 300명 짜리 조직이었으므로)

2. 인력의 반 이상이 프로덕트 인력일 것(테크 기업, 플랫폼 기업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으므로)

3. 내가 직접 쓰는 서비스를 만드는 곳일 것(완전 생소한 분야에서 일을 시작하기엔 무서웠기 때문에)

4. 유치한 투자금액이 80억에서 150억 사이 정도 되는 금액이면 좋겠다

5. 내가 A라는 업무로 입사하더라도 나중에 B, C로 확장하기를 원할 때 지지해줄 수 있는 곳


사실 1번부터 4번까지는 객관적인 기준과 연관이 되어 있고, 5번은 직접 일을 하며 겪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일 텐데요. 모험처럼 도박처럼 일단 믿고 따라왔던 이 5번 항목이, 결국은 두 번째 질문, 그러니까 '크로키닷컴에서 무엇을 얻고 있는가'와 긴밀하게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처음 크로키닷컴에 입사했을 때는 채용 Operation/홍보(아주 쪼금)을 담당하던 제가 어느 순간 채용 프로세스를 정리하기 시작하고, 취업규칙을 함께 정비하고, 더 많은 채용을 진행하고, 입퇴사 프로세스를 정비해나가고, 그 외 더 본격적인 HR 업무를 확장해나가기 까지, 동료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아왔습니다. 어리숙하지만 그래서 더 멋모르고 덤벼 보기도 하고, 뜻과 손발이 맞는 동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3년 만에 1명이었던 팀이 13명이 되어 업무 영역도 훨씬 넓고 깊어졌습니다.

크로키닷컴의 성장이 수직적/수평적으로 확장하듯 제 업무도 빠른 시간 안에 아래위 양 옆으로 펼쳐지고, 깊어졌어요.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많고 좌절과 실패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돌아봤을 때 저는 한 명의 일원으로서 굉장히 단단해지고 있고, 감사하게도 마음이 맞는 팀원 분들과 팀을 꾸려나갈 수 있는 매니저로서의 경험도 얻게 되었습니다.


일단 3년 반 만에 조직이 10배 이상 커지는 경험은, 식상한 표현이긴 하지만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이죠. 그 경험의 한가운데서 때로는 폭풍우를 맞으면서, 때로는 햇볕 아래 행복하게 웃으면서 지내고 있다는 게 아무나 할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결국은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아가고 있기도 하고요. 조직의 성장이 있어야 나의 성장이 있고, 나의 성장이 있어야 내가 맡은 역할과 업무와 그 조직도 성장할 수 있구나 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실제로 해나가고 있는 것이, 크로키닷컴에서 제가 지금 가장 크게 얻고 있는 것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 크로키닷컴은 본인이 더 열심히 하고 싶을 때, 더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그 부분에 대해서 모두가 진심을 다해 도와주는 조직이라는 것을 느낀 3년 반이었습니다. 어제 문득, 한 분기동안 제가 해온 업무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며 실감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지칠 때마다 살펴보고 함께 업무를 진행하는 스탭부서 팀원들에게도 자주 공유하는 칼럼인데요.

http://ch.yes24.com/Article/View/39368

“우리는 대부분 우리가 뿌려 놓은 씨앗이 어디에서 어떻게 자라나 열매를 맺는지 알지 못한다.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고단한 나머지, 살면서 주변에 뿌려 둔 선의와 악의가 각각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일일이 따라가 살펴보지 못 한 채 잠자리에 드는 날들이 대부분이다. 기껏 내어준 선량한 마음이 눈 앞에서 결과 맺지 못 한다는 사실에 낙담하는 날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과거를 잊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과거는 어느 모퉁이 어귀에서 우리와 마주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카메라 앞에서 크게 소리치고 천둥처럼 크게 웃고 온몸을 던져 뒹굴던 강호동이, 그 웃음의 씨앗이 자라 누군가가 병마를 이겨낼 힘이 되어주고 나아가 자신을 울게 만들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고 났을 때 이 칼럼을 꺼내 보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와 나와 내 동료들이 달성해나가고 있는 성과들에 대해 되돌아보곤 합니다. 그럴때마다 내가 뿌린 작은 씨앗들이 꽃과 열매로 맺어나가는 상상이 되며 뿌듯해지더라고요.


내 뜻 같지 않거나,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내가 오늘 쌓아가고 있는 어떤 것들이 언젠가는 성과와 성장의 결실로 다가올 것이라는 믿음. 이게 바로 제가 3년 반동안 크로키닷컴이라는 조직에서 동료들을 통해 얻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받는 질문 중에서는, 현재 크로키닷컴이나 스스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냐 라는 질문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곰곰이 돌아보면서 내가 지금까지 답답했던 것들, 또는 내 힘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것들이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 생각을 해봤는데요.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그리고 저 역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아쉬운 점이나 가끔은 어떤 요소에 대해 답답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면 그거야말로 거짓말이지 않을까요. 다만 최근 3개월 그리고 최근 6개월 동안 크로키닷컴은 굉장히 여러 방법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던 몇 가지 문제들(예를 들어 일정 산정이나, 목표 설정이나, 전사가 다 함께 방향성을 찾아가는 것 등...) 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노력들이 산출물로 나타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 과정에 대해서는 조만간 지그재그 블로그에서 이야기를 다룰 수 있어 여기서 갈음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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