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쁠 때 떠나는 여행은, 무언가를 두고 떠나는 여행은 항상 그랬다. 전날 저녁 짐을 싸면서 ‘아 괜히 충동적으로 간다고 했어, 그냥 일이나 할걸, 그냥 집에 있을걸’ 라는 말을 되뇌였다.
그래도 여러 번의 여행 이후엔 알게 됐다. 지금 이러다가도 막상 가면 좋을 거라고. 낯선 곳에서 만나는 그 공기들을 들여마시는 순간 당분간의 위안을 충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여행지를 떠날 때 나는 많은 것을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지금은 떠나왔어야 하는 때라고.
내일 다시 떠난다. 홍콩으로. 나는 그곳에 무엇을 두고 오게 될까. 내 20대의 마지막은 어떤 것을 버려두고 오게 될까.
https://youtu.be/833tRJMU1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