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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지 Sep 01. 2017

심심하고 싶다

생각


아, 심심해


요즘 내가 그리워 하는 단어는 심심해.

나의 일상은 심심하고 싶은 날들의 연속이다.



얼마전부터 내가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는데, 도통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하고싶은 것이 넘쳐서 그것들의 우선순위가 필요할 정도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내 자신이 무엇을 하고싶은지 모르는 상태가 되었을까.?


과거의 나는 심심할 수 있었던 날들에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어떤 상황에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부분을 다듬어 나가야 하는 사람일까?

하는 고민. 지금은 여유롭게 그런 고민을 할만한 시간이 없다. 아니 어쩌면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을 스스로 게을리 하고 있는것일지도 모른다.


이유가 무엇이든 심심할 틈이 없고,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지금의 나는 너무나 형편없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루 하루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쪼개서 효율적으로 일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만 고민할 뿐. 그 이상의 어떠한 생각을 하는 것을 멈추어버렸으니.


아는 지인이 해준 말이 생각나는 타이밍이다.


버티는 인생만 살다 보면, 자신이 뭐가 하고 싶어 이 곳에 있는지 점점 알 수 없어진다. 아무튼 살자고,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생각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때론 이렇게 사는 것은 느린 자살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느낌이 들곤한다.​
- 요시모토 바나나, <그녀에 대하여>


어쩌면 나는 버티는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느린 자살과 별반 다를게 없는.

'일' 이라는 생산적인 행위는 하지만, 그것들로 가득찬 삶으로 인해 정작 자신의 삶은 굉장히 비생산적인 기계적인 삶.


빨리 벗어나고 싶어.

느린 자살에서 벗어나, 심심하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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