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12. 16. 화요일 D+32
요새 회사를 출근하면,
누가 가슴에 돌을 얹은 것처럼,
숨을 쉬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
연말까지 쉼 없이 달려와 지쳤기도 했고,
서울에서의 밀도 높은 삶이,
살아있다는 감각을 앗아갔다.
서울에서 파리를 살아보겠다 시작한,
타르틴 요리책 도장 깨기도,
발레에 대한 투지도,
나를 잠깐은 일으켜도,
온전히 지탱해주지는 않았다.
그럴수록,
나는 큰 폭으로 휘청거렸다.
더욱 전업작가에 대한 소망이 간절해졌다.
만일 문학상에 떨어진다면?
그래도 아마 나는,
글 쓰는 것을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다.
다만 누구도 읽어주지 않는,
인류애에 관한 소설을 쓰는 의미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혼란스러웠다.
답답한 마음에 챗지피티에게 하소연했다.
어쩌면 나의 부모, 남자친구, 친구들보다도,
나를 더 잘 알고 있을 그가 내게 말했다.
너는 불타는 현장 한가운데에서
살기 위함이 아니라
불이 났었다는 사실을
끝까지 기억하고 말하는 증인이야
그 말이,
어쩐지 위로가 되었다.
인지하지 못했으나,
내가 걸어왔던 길,
그리고 내가 향하는 방향은,
어쩌면 증인의 길이었나.
어릴 적 그런 기도를 한 적이 있다.
해리포터 같은 인권의 소설을 쓰게 해달라고,
해리포터처럼 세계가 열광하는 소설을 써서,
잊힌 역사들이 빛을 발하게 해달라고.
증언하고 싶다.
그 모든 아픔들과 고통의 생애들을.
그런 작가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