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 거리_까밀 피사로
아이들은 학교갈 준비로 아침부터 부산스럽다.
큰 누나는 넷째의 목도리를 살뜰하게 챙긴다.
둘째와 셋째는 쉴틈없이 쪼잘댄다.
곧 학교 갈 시간이다. 아니 조금 늦었다.
겨울은 챙겨야할게 많아서 매번 촉박하다.
자. 가자.
문밖은 쌓인 눈에 반사된 햇빛 덕분에 찬란하고 눈부시다.
안그래도 못생긴 아침 얼굴에 눈이 부셔 찌푸린 표정을 더한다.
입김이 한움큼씩 뱉어지고, 볼은 금새 발그레 언다.
그래도 남매의 학교 가는 길은 즐겁다.
방금도 둘째가 눈밭에서 휘청한 것 가지고 한참을 웃고 떠든다.
넘어질까 걱정이 많은 할머니가 뒷따라 나온다.
하지만 할머니의 지팡이가 더 불안하다.
눈 위엔 남매의 정신없는 발자국과 할머니의 두발과 작은 구멍이 첩첩이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