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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큰철 Jun 30. 2020

TMI라도 재밌으면 됐지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내가 아쉬탕가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동기형이 해준 얘기가 있다.


"요가의 꽃은 휴식자세지~"


어찌나 그 말에 공감이 되던지... 아쉬탕가 요가의 격한 동작은 초보인 내가 쫒아가기 힘들었다. 중간쯤부터는 지쳐서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데, 후반 머리서기자세로 남은 힘을 다 짜내고 나면 빨리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렇게 요가 매트 위에 발라당 드러누워 마무리 휴식 자세의 구령만을 기다린다.


"사바사나"


두발은 어깨넓이로 손등은 바닥으로 놓고 눈을 감고 있는 5분가량의 시간이 꿀처럼 달콤하다. 심지어 꿈을 꿀 때도 있다.  사바사나란것이 참으로 좋은 것이로구나.


만화를 그리면서 사바사나 가 우리말로 시체자세 란것을 알았을땐 웃음이 튀어나왔다. 너무나 직관적으로 와 닿았기 때문이다. 아기 자세보다 시체 자세가 편한 것을 보면 역시 고통은 태어나면서 시작되는 거라는 웃픈 깨달음도 얻었다. 그 후 시체자세에서 만큼은 그 누구보다 시체가 되려고 노력했다.


인도 신화와 요가의 조합

요가 자세의 대부분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물을 본땄기 때문에 초심자들은 산스크리트 용어보다 우리말이 친숙하고 이해하기 쉽다. 쟁기자세, 개구리 자세, 코브라 자세 등등 어떤 자세일지 자연스레 호기심이 이는데 자세를 잡으며 사물에 감정이입하는 재미도 있다. 책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는 요가 자세들의 어원과 관련된 신화를 소개해주고 있는데 인도 신화의 배경까지 섭렵하고 나면 요가도 더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소소하게 재밌다

인도 신화에는 브라흐마, 시바, 비슈누 등 서구권의 토르나 제우스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신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야기들은 어디선가 들어본듯 친숙해서 막상 읽다보면 술술 읽힌다. 같은 아시아권 문화라서 그런지 윤회와 권선징악, 신과 악마의 대결등 전래동화와 비슷한 소재를 다루기 때문일까. 매 이야기의 끝에 관련된 요가 자세와 그림은 덤이다. 이 사물들이 인도 문화에서 어떤 상징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는 점도 좋다. 탈무드 처럼 화장실이나 머리 맡에 놓고 생각날때마다 이야기 하나씩 빼먹는것이 좋아보인다. 


삽화가 좀 더 많았으면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요가 소개들을 이해하려면 요가 자세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삽화로 어떤 자세인지 대략 알려주긴 하지만 몇 군데가 듬성듬성 빠져있는 것이 아쉽다. 조금만 신경 써서 모든 자세를 다 채워줬으면 어땠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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