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작년 가을 플러그앤 플레이(Plug & Play) 통해 12개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1:1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래 세 가지라는 것을 알았다.
첫째, 초기 투자(시드 또는 엔젤 투자)를 성공적으로 받는 팁이다. 구체적으로 IR자료 리뷰, 회사 가치의 산정(Valuation 또는 “밸류”라고 함) 방법, 지분 배분 방법, 그리고 투자자들의 평판 등에 관심이 많았다. 투자 이외에도 팁스 등 정부과제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둘째, 잘 알려지지 않은 스타트업이 우수한 SW개발자 또는 인재들을 모집한 사례들이다. 많은 창업자들은 인재 영입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대부분 연봉 외에 그들의 욕구를 맞춰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셋째,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이다. '우리나라 시장은 작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질문을 시작하지만, 대부분 구체적인 해외 진출 전략은 없었다.
한편, 투자자들은 반드시 묻는 질문인데, 창업자들은 의외로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고객과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다. 많은 창업자들은 우리 고객이 현재는 누구이고, 향후 어디까지 확장 가능한 지에 대해 간결하게 정의하고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한 채 이런저런 단발성 사례를 서술하기 시작한다. 소위 "PMF(Product Market Fit) 찾기"를 통해 검증해야겠지만, 나름대로 시장조사 자료들과 온라인 검색으로 객관적 근거를 모아 두어야 한다.
창업자들은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면서 항상 고객과 타겟 시장에 대해 고민해 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그들은 종종 "지식의 저주"나 "창업자 확증 편향"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즉, 본인 경험을 통해 얻은 선입견에 의해 타겟 시장을 과대 또는 과소평가하는 오류에 빠지는 것이다. 그래서, 업계 전문가들과 질문과 대답을 통해 고객과 시장의 규모를 재정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로써 창업자들은 스스로 가설을 검증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게 된다.
타겟 고객 찾기의 예를 들어 보자.
A회사는 유치원, 어린이집에 교재, 교구, 콘텐츠 등 교육 솔루션을 납품한다. 타겟 소비자가 학생인지 보호자인지, 아니면 선생님 또는 원장님인지에 따라 BM과 시장 접근방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B회사는 영상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다. 콘텐츠 공급자를 먼저 영입할 것인지 사용자를 먼저 유입시킬 것인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C는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이다. 타겟 유저를 3대 성인병(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한 개 이상 가진 X세대로 정의하였다. 성인병 환자들과 X세대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다.
결국 스타트업은 선택과 집중이다. 초기 충성고객은 누구이며, 처음으로 유료 결제해 주는 고객은 누구인가? 그리고, 핵심 고객을 확장하면 얼마나 커질 수 있나? 알아야 한다.
[링크] 초기 사용자 획득 (First 1000, B2B와 B2C 가 다름, 첫 번째 유료 고객을 감동시킨 사례)
고객을 정의하는 것은 우리 회사를 정의하는 것이고, 우리가 가진 차별점을 강화함과 동시에, 내가 왜 창업을 하였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 고객은 현재 누구이며 향후 어디까지 확장 가능한지에 대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