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증 편향, 인지 편향
대부분 창업자들은 본인이 경험했던 영역(도메인, 산업군)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는다. e-커머스, 게임, 핀테크, 물류/배송등 도메인에서의 경력을 기반으로 창업했을 가능성이 크다. 도메인 경험이 있는 창업자들은 시장 현황과 밸류체인 참여자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점은 사업 성공을 위한 장점인 동시에 자칫하면 '지식의 저주'라는 오류에 쉽게 빠질 수도 한다. 예를 들면, 온라인 게임회사 또는 창업자가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의 플랫폼 대전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창업자는 24h*365일 본인 사업만을 생각하고, 팀 구성원 또는 업계 사람들과 주로 교류하기 때문에 본인이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해 사실보다 과대평가하거나 반대의 경우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성향은 사람을 평가할 때도 적용될 수 있다. 본인이 잘 알고, 사업에 우호적인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크고, 본인 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함께 일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창업자 보기에 눈에 띄는 사람은 일을 잘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눈에 띄지 않는 멤버들의 업무 성과는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창업자의 이러한 확증 편향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생존하거나 단기간에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는데 엄청난 원동력이 된다. 회사 비전에 대한 확신이 찬 사람들을 모으고, 투자를 받고 성장시키는 강한 에너지이다. 그러나, 이 편향이 지나치면 객관적 판단을 흐리게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창업자 자신이 믿고 싶은 사실만 믿고, 객관적 사실은 간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는 방법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의도적으로 자주 만나 얘기하는 것이다. 회사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만약 전문가가 주위에 없다면, 일부 비용을 투자해서라도 주기적으로 전문가 또는 자문가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좋은 시드/엑셀러레이터 투자를 받았다면, 투자자들 또는 패밀리 창업자들과 교류한다면 균형적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외부 전문가들 의견만 듣는 것이 아니라, 내부팀에서 반대의 의견도 균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의견 또는 조언이라도 초기 창업자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비난과 비판을 가릴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신뢰할 수 있는 내, 외부 조언자를 항상 옆에 두는 것은 스타트업뿐 아니라 어떠한 조직에서도 필요하겠지만, 한 가지 분야에 몰입해 있는 그리고 한 치 앞도 모르는 불확실한 초기 창업자에게는 더욱 필수적이다. 그리고 훌륭한 조언자들을 주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이 창업자의 능력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최선일까 끊임없이 자문하고, 반대편의 다른 생각을 의도적으로 듣고 현실 자각을 할 수 있는 성찰의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