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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석 Sep 07. 2017

거리 외전 : On the Railways #2

Another stories @ TSR, Russia 1

언젠가 몽골에서 미국인 친구와 술을 마시다 고향에서 서울까지 얼마냐 걸리냐는 질문을 받았다. 기차로 5시간 40분? 그랬더니 자긴 고향에서 대학교까지 2박 3일간 주야장천 친구와 교대로 운전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란 생각보단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단 이야기를 늘어놨다. 그러면서 베이징에서 울란바토르까지 기차를 타면서 예전 생각도 났다며, 미국은 기차여행이 시원찮다며 역시 기차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지!라고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던 술자리였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라. 키릴 문자도 배웠으니 도전해봐?!


...라고 생각했던 그 시절에서 그 친구가 한국 기차로 서울과 창원을 오가며 한국생활을 즐기다 떠나고 여객기차라곤 대나무 열차뿐이던 내 캄보디아 삶을 마무리한 2014년, 지금은 공중분해된 어떤 해운회사에서 일하는 친구의 출장길을 따라 그 여정을 시작했다. 건투를 비는 러시아어 어학연수 중인 대학생 동생들과 사서 고생이라며 걱정해주신 몇몇 교민분들의 응원을 뒤로하고.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블라디보스토크 역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힘차게 달려라 은하..아니 시베리아철도!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이제부터 이 언어들과 친해지지 않으면 안될, 어느 철자중독자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기다림은 누구에게나 설레임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2박3일간 한 몸이 될 15번 칸.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이르쿠츠크까지라고? 청춘이 좋구만!"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아직은 여유로운 플라츠카르타 (3등칸,6인실)

무뚝뚝하지만, 칼 같은 매표소 직원의 발권과

익살스러운 플랫폼 안전요원의 익살스러운 작별인사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기차 여행의 출발.


"덜컹" 하는, 같은 것 같지만 다른 느낌의 철로 울림,

광궤를 쓰는 대륙의 기차의 승차감은 어떨까.라는 철덕의 물음에 답하기라도 하는 듯.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2박 3일 두 남자의 식량. 사실 이틀만에 바닥났다 카더라. 음?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익숙해져가는 덜컹거림 속에 꿀맛같은 정차시간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아이패드용 모노폴리가 없었다면 우린 심심해 죽었을거야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한국이나 러시아나 평일 기차엔 군인들이 가득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레닌이 있는 풍경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일용할 양식.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정차시간이 반가운건 우리뿐만이 아니다

눈치껏 보드카를 주스에 타 마시고

가끔은 무장경찰의 검문도 받으면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보드게임의 사투 속에서도

시리아 어느 고속도로에서 시베리아 철도 위까지

가장 오랜 시간 나와 여행 공간을 나누는 친구와 긴긴 이야기들 속에서.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우즈벡청년과 한국청년의 합작으로 병조림뚜껑을 열다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3일간의 여정을 살뜰히 챙겨주신 차장님 :) 다른 분은 돈 주면 찍혀주겠다고 해서 실패.ㅋㅋ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치타역의 현대적 모자이크.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세 번째 해가 지고, 이제 이 열차와 헤어질 시간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시베리아의 파리, 이르쿠츠크

무뚝뚝하게 혼내면서도 툭툭, 필요한 물건들을 던져주고 가는 츤데라 차장님

병조림 따준 뒤부터 더욱 성심성의껏 우리를 챙겨주신 막내 차장님

부리야트 공화국으로 가족 만나러 가냐고 물어보며 먹을 것 주던 친절한 우즈벡 청년까지.


얼마 없는 15호차 안에서도 소소한 인연들을 이어가며 열차는 우리를 이르쿠츠크에 72시간 만에 데려다주고.

Another stories @ TSR, Russia I 현실은 서면 롯데호텔을 향하고 있다 카더라

현실은 부산 친구 따라서 공항에서 서면을 향했단 소문도 :)


다음 편에선 바이칼 호수와 출장 일정을 마치고 하바롭스크로 돌아가는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Location : TSR, Russia

Date : Mar,2014

Format : Digital (Color)

Camera : Nikon Df

Lens: af Nikkor 35mm f/2D, af Nikkor 16mm f/2.8D Fisheye

Editing : Adobe Lightroom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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