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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석 Nov 30. 2017

잃어버린 아이들의 거리 #4

the Street of Lost Children @ Phnom Penh

캄보디아의 큰 명절 중 하나인 프춤번 Pchum Ben បុណ្យភ្ជំបិណ្យ 돌아가신 조상님들과 친척분들께 공양을 하며 기리는 날이죠. 일전에 소개해드린 쫄츠남과 함께 양대 큰 명절 중 하나입니다. 프놈펜은 역시나 고향으로 떠난 많은 이들 때문에 한산하기 그지없지만, 프놈펜에서도 유독 분주한 곳이 있죠. 바로 사원입니다. 이틀간 정신없었던 사원 근처의 이야기보단 프춤번을 마무리하고 있는 한가한 사원에 슬쩍 들어가 보았습니다.

둘둘말아서 창고로 옮기는 중 the Street of Lost Children @ Phnom Penh

사원 뒤편에서는 아이들이 행사 정리를 한창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슬쩍 다가갔습니다.


"아저씨, 뭐 찍어요?"

"너네들."

"그러지 말고 좀 도와줘요. ㅋㅋㅋ"

"그, 그럴까?"


기왕 이렇게 된 거, 아이들 곁에서 좀 거드는 척을 해봅니다.

나에게 무임금노동을 권한 그녀 the Street of Lost Children @ Phnom Penh
둘둘마는 와중에도 웃음은 잊지 않고 the Street of Lost Children @ Phnom Penh
등.등짝을 보면 늘 가슴이 아프다. the Street of Lost Children @ Phnom Penh

등을 보고 좀 먹먹한 마음이 들어 불쑥, 먼저 말을 겁니다.


"너넨 고향 안 갔어?"

"여기가 집인데요?!"

"아, 그래?"

"학교도 다니고, 밥도 해 먹고, 스님들도 도와드리면서 살아요."


그러고 보니, 가난한 집 아이들, 혹은 가족이 절에서 거주하며 의식주를 해결하고 교육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어느 분께 들은 것 같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절은 교육기관과 복지시설도 겸하니까요. 물론 늘 그렇게 따뜻하고 정다운 곳만은 아니긴 하지만.

둘둘 말고 나서도 미소는 잊지않고 the Street of Lost Children @ Phnom Penh
차곡차곡 쌓는데도 지극정성 the Street of Lost Children @ Phnom Penh

그렇게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일을 끝내고 나니 무더운 한 낮이 되었습니다.


"다 끝나면 아이스크림 먹자"

"오케이!"


마지막 남은 돗자리들을 창고로 부리나케 넣으러 가는 아이들 :)

아저씨, 태워줄까요? the Street of Lost Children @ Phnom Penh


"태워줄까요?"

"아니, 아저씨 완전 무거워서 안돼"


저 가녀린 팔뚝에 내 무거운 몸뚱이를 맡길 생각을 하니 

제 몸무게를 이실직고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식시간! the Street of Lost Children @ Phnom Penh

어쨌든 일을 무사히 마치는건 언제나 즐거운 일.

모두 고생했으니까 다 같이 아이스크림 하나씩 해치워볼까요? :)


Location : Phnom Penh, Cambodia

Date : Oct, 2012

Format : Digital

Camera : Epson R-d1

Lens: Voigtländer Color Skopar 21mm F4

Editing : EPSON PhotoRAW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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