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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암사자 Jul 20. 2023

미드나잇 소설 쓰기 클럽, 8월에도 만나요!

소설가가 되는 수요일 밤


<미드나잇 소설 쓰기 클럽>은 온라인 가상 공간에 모여, 각자의 책상과 식탁 어딘가에 엉덩이 붙이고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소설을 쓰는 시간을 마련해보자는 프로젝트다. 기왕 온라인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을 수 있는 시간이면 좋겠다 싶었고, 그게 밤 11시였다. 야근을 해도 밤 11시를 넘겨 집에 돌아오는 경우는 드문 일일테니.


그렇게 7월을 함께 할 멤버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아무도 신청하지 않으면 어쩌지, 내가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서 관심없어 퉤퉤퉤 하며 스르륵 모임이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면 어쩌지 매일 생각했다. 우려와는 달리 마음 맞는 친구는 어디에든 있는 법. 제주와 충북, 전남 등 전국 각지의 멤버들이 모였다. 그렇게 7월이 시작됐다.


카메라를 켜고, 얼굴을 보고 눈을 마주치는 것도 의미 있겠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밤 11시, 좀 더 편한 헤어스타일(포비처럼 질끈 묶어도 괜찮아), 목이 한껏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각자의 자리에 앉아 있길 바랐다. 게더타운의 아바타는 그 점을 잘 보완해주었다. 7월 세번째 모임이 지나자, 나는 오프라인에서 알고 있는 얼굴도 캐릭터와 겹쳐보이기에 이르렀다. 검은 머리인 멤버 정근님의 헤어스타일이 빨간색처럼 기억되는. (이건 안좋은 걸까?) 아무튼, 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자연스럽게, 더 일상적으로 만난다. 


"지난주에 출석을 안하셨던데, 무슨 일 있으셨어요?"

"모임 기다리다가 깜빡 잠이 들었어요."


<미드나잇 소설 쓰기 클럽>의 최대 적은 잠이다. 그런데 잠뿐이기도 했다. 졸음을 조금만 이기면, 소설 쓰는 걸 좋아하는 얼굴 모를 친구들과 만나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고, 때때로 유용한 것들을 공유한다. 부끄러워서 온몸이 배배꼬이지만, 쓴 글을 공유해보고, '다음엔 더 잘 써서 올려봐야겠다' 독자를 염두한 글을 써볼 각오도 다져보게 된다. 


일주일에 한 번, 고작 한 시간을 약속한 글쓰기 시간이다. 자신의 소설을 모임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사전과제'로 멤버들은 책상에 한 번 더 앉아 글을 쓸 의지를 다진다. 그리고 대개 성공한다. 좋아하는 것을 나누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 소설 쓰는 시간이 늘어나고, 자신의 안에 품고 있던 소설이 조금씩 더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내 소설을 쓰는 일에 버금갈만큼 즐겁다. 과제를 팍팍 내줘서 더 쓰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비집고 올라오는 것을 꾹 눌러 참는다. 과제 폭탄을 내리곤 했던 대학교 교수님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미드나잇 소설 쓰기 클럽> 모임은 8월에도 이어진다. 모호하게, 무작정 시작했던 소설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다. 새로 맞이하게 될 멤버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품고 오게 될까. 기대된다. 너무 기대가 된 나머지, 12시 반이 지나야 끝난 모임을 정리하고, 잘 시간을 훌쩍 넘겼는데도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아마 나는 <미드나잇 소설 쓰기 클럽>을 정말 애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8월 첫 모임은 8/2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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