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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패권 전쟁: 미국의 전략

정보와 금융을 지배하다

by 초기심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90년대생이라면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Enemy of the State)"를 기억할 것이다. 로버트 딘(윌 스미스 역)은 아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나갔다가 우연히 미국 국가안보국(NSA)에 불리한 증거가 담긴 플로피 디스켓을 소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억울하게 타깃이 된 로버트는 안보국 요원들에게 쫓기게 되며, 실시간 위치 추적, 대화 감청, 금융 거래 차단 등으로 인해 끊임없는 위협에 직면한다.

17wo5a3b2v19wjpg.jpg (출처: deadspin.com)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 브라더를 연상케 하는 이 줄거리는 국가가 개인의 존재를 추적하고 소멸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오싹한 이야기이다.



프리즘 프로그램: 스노든이 폭로한 감시의 실체


이 영화같은 이야기는 할리우드의 고향인 미국에서 벌어졌다.


프리즘(PRISM) 프로그램은 2007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비밀리에 시작한 대규모 감시 프로그램으로써 미국 내외의 인터넷 통신을 감시하며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집중했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주요 기술 기업들과 협력하여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했다. 데이터에는 이메일, 비디오, 사진, 채팅, 파일 전송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은 '정보 자유'와 '보안의 균형'에 대한 국제적 논의를 촉발시켰다.


금융 제재의 무기화: SWIFT를 장악한 미국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는 국제 금융 거래의 글로벌 메시징 네트워크로, 전 세계 금융 기관의 자금 송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비정부 기구로서 벨기에에 본사를 두지만 사실상 미국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특히, SWIFT의 데이터 센터는 미국 버지니아의 컬페퍼에 위치하고 있어 미국은 금융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미국은 이 SWIFT 네트워크를 금융 제재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2012년 미국은 SWIFT를 통해 이란의 은행을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하여 경제를 압박했고,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는 러시아 주요 은행을 SWIFT에서 배제하는 제재를 시행했다. 이러한 조치는 대상 국가의 국제 금융 거래를 차단하여 경제적 고립을 초래했다.

SWIFTSanction.jpg?nocache=002 (출처: emeafinance.com)



클라우드: 정보를 지배하는 자의 힘


인터넷은 정보를 세계 곳곳으로 분산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중심지에 정보가 집중되어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서버가 밀집된 데이터 센터에서 이루어지며, 이를 우리는 '클라우드'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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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서버 분야의 선두주자는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Azure,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이다. 이번 트럼프 2기 취임식에는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가 참석했으며, 구글의 CEO 순다 피차이는 트럼프와 전화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계 인사들뿐만 아니라 빅 테크의 CEO들이 대통령과 어떤 긴밀한 대화를 나눴을까? 아마도 '국가 안보'라는 명분 하에 '정부의 데이터 접근 허용'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15821469_012025-kgo-trump-tech-leaders-img.jpg (출처: ABC7 News)


차세대 금융 시스템의 표준: 미국의 블록체인


현재 미국 FedNow와 더불어 국제 송금 분야에서는 ISO 20022 국제 표준 도입을 앞두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차세대 금융 기술로서 준비를 마쳤으며, 미국 회사인 리플넷의 기술인 XRP 레저를 도입한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의 세계 금융 패권을 위해 미국 회사의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지지할 것이며, 이를 통해 앞으로 더욱 노골적으로 국제 금융 흐름을 추적하고 관리하는 형태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2025년 트럼프 정권하의 미국의 패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쟁의 끔찍함을 강조하며, 자신이 임기를 시작하면 하루도 안 걸려 세계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여러 차례 호언장담했다. 이러한 주장은 정보를 장악하고 금융 시스템을 지배하여 총과 미사일 없는 '전쟁'으로 상대를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으로 미국의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5c1d9080-d905-11ef-b3df-5b8de1cd53ce.jpg (출처: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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