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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소년 Dec 17. 2020

토론문 써보면, 토론이 달라진다

17년 토론 사회자, 첫 토론 패널 돼 보니


본 글은 비대면 토론으로 진행된 '직지코리아페스티벌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콘텐츠 분야 지정 토론자로 참여하면서 작성했던 토론문을 옮겨 적은 것입니다. 






2020년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대한민국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지자체별 각종 축제도 이와 다르지 않다. 특히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청주시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은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도전은 그저 ‘우리도 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아서는 안 될 것이다. 시민들은 이미 패러다임의 큰 변화라는 파도 위에 올라 타 5G의 속도로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고 있다.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은 이런 시민의 품 안에서 함께 성장하고, 글로벌한 세상을 향해 ‘콘텐츠’ 기반의 축제로 거듭나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이자 기회에 맞닥뜨리고 있다.


신현식 박사께서 ‘직지 가치 확산을 위한 콘텐츠 개발’ 서문에서 밝힌 “지금까지 운영되었던 방식에서 2022년 직지코리아를 고민하면 안 된다.”는 부분에 대해 모든 토론자들의 같은 마음으로 토론장에 앉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의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방향의 전향을 고민하면서 드는 토론자의 생각을 3 주제(콘텐츠) 발제문에 얹어 기술해 본다. 



“축제 기획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실천일지라도, 인류가 당면한 사회적 문제와 지역을 축제로 연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발제문에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초월성 축제’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면서 2020년 올 한 해 인류의 경험치가 판타지 같은 ‘초월성’이 아니라, 축제의 생존 필수요소로 ‘초월성 축제’를 이해하게 만들고 있다. 

뉴노멀 시대 축제는 O2O 축제 플랫폼 구축을 통해, 지역이 통합성과 공유성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해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부분에 큰 공감과 함께 몇 가지 생각을 얹고 싶다.



AR은 몰라도 된다


애플과 구글, 삼성이 경쟁적으로 AR 글라스(안경)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2년 안에 지금의 스마트 폰처럼 당연히 가지고 다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지금은 모두가 선망하는 AR 콘텐츠가 다음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이 열리는 2022년에는 굳이 그게 무엇인지 몰라도 ‘일상’처럼 받아들이는 ‘그것’이 될 것이다. 그 시대에 펼쳐지는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을 우리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ICT 기반 축제로 거듭난다는 것은 콘텐츠의 도달률을 높이고, 축제의 장을 글로벌로 넓힐 수 있는 매력적인 축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기술을 총동원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방식으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에 어울리게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의 콘텐츠를 고민하고 담으면 된다.



코로나 19가 아니어도


축제를 축제장에서만 즐기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코로나 19로 급진적으로 경험하게 되었을 뿐이다. 온라인으로 비롯되는 대부분의 디지털 콘텐츠는 축제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도 상시적으로 생산되어야 하고, 당연히 상시적으로 접근 가능해야 한다. 결국 이런 콘텐츠를 항상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하고, 이것이 대중의 관심 속에서 축제가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본이 될 것이다. 축제장에선 이런 상시적인 콘텐츠를 직접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동안 지자체는 온라인 축제에 대해 큰 장점을 못 느껴왔다. 이유는 예산 투자 대비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도가 낮다는 것이고, 대부분의 축제가 그렇듯 지자체 예산 의존도가 극단적으로 높은 데서 기인하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런 예산 구조도 요즘 많이 하는 ‘클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손가락 끝만 보는 건 아닐까? 


우리는 그동안 금속 활자본으로 뭘 하려던 것이었던가? 자문해 보자.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세상의 변화는 드라마틱하다. 금속활자뿐 아니라, 증기기관, 전기, 카카오 대리, 우버(Uber), 에어비앤비(Airbnb) 등의 공통점은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을 바라보는 관점의 대부분이 ‘금속 활자 기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직지’의 존재가 지금의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충실하게 고증하고 찾아 나서야 한다. 대중적인 지식의 공유와 커뮤니케이션 발전의 결정적 전환점에 있었던 ‘직지’는 유리관에 그럴듯하게 전시된 역사 속 ‘유물’이 아니라, 현재를 지나 미래로 살아서 진화하는 소통하는 생물로 봐야 한다. 



‘색다른 결합’


지금은 흔한 표현이 된 ‘융·복합’(Convergence and Integration)은 여전히 그 확장성과 연결성의 장점을 살려 천편일률적인 축제가 많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로 작동한다. ‘초월성 축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로컬에서 글로벌로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면, 그 초월성에는 이종교배의 가능성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수많은 숍인숍(Shop in shop)이 있고, 어색함의 연결을 통해 색다름의 세계로 끝없는 실험들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우린 여러 디지털 광고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영국의 오래된 고성에서 열리는 영화제(FILMS4 SUMMER SCREEN AT  SUMMERSET HOUSE)나 일본의 전통공예 도시(가나자와)에 들어선 ‘21세기 미술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콘텐츠와 만나는 사례들이 바이럴(Viral : 입소문) 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색다르게 결합해 보는 시도가 축제에서도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본다. 


청주에는 매년 혹은 격년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축제들(화장품뷰티산업박람회, 오송바이오박람회, 공예비엔날레 등)이 진행되고 있다. 타깃이 명확한 축제일수록 참관객의 몰입도(Engagement)가 더 높다. 축제 간 공통 키워드를 찾고 연계성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축제 속 축제’(Festa in Festa) 개념을 도입해 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많은 노력들의 끝에 늘 직면하게 되는 고민, 도달률(성공적인 홍보)의 가능성을 확장시켜줄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을 활성화시키는 전략적 고민이 핵심이다.”

“지속 가능해? 결국 IP”


지적 재산권(知識財産權, 영어: intellectual property rights)은 인간의 창조적 활동 또는 경험 등을 통해 창출하거나 발견한 지식정보기술이나 표현, 표시 그밖에 무형적인 것으로서 재산적 가지가 실현될 수 있는 지적 창작물에 부여한 재산에 관한 권리를 말한다.


콘텐츠를 통해 축제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영향력 있는 ‘내 것’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지식 재산권’을 주장할 수 있는 콘텐츠 코어(Core)이다. 캐릭터나 디자인, 브랜드, 이를 기반으로 한 굿즈, 공연 콘텐츠 등이 있어야 비로소 지속 가능한 온라인 공간 활용한 축제 브랜딩이 가능하고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O2O 플랫폼 활용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기나 온라인에 구축한 팬덤을 오프라인으로 이어가는 전략들도 결국 이런 IP의 힘을 등에 업어야 가능해지는 영역인 것이다. 



“축제 TV 등 영상 콘텐츠 생산에 있어서도 대행 개념이 아닌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상설 인력과 장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직접 운영하는 것이 효율성과 효과성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O2O 기반의 ‘초월성 축제’를 위해서 안정감 있게 직접 조성해야 하는 ‘인프라’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인프라는 최소한의 토대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자칫 축제를 담는 그릇이 경직될 수 있다. 


기존 대행 시스템의 장점은 가져가자. ‘직지 주간’과 ‘그 외 기간’을 아우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콘텐츠로 일관성 있게 방향을 잡아줄 인프라 조성은 직접 하되, 대행 시스템이 갖고 있는 ‘경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참신함’을 축제에 지속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대로 책임지게 하자


대행사 체계이든, 조직위원회 직접 실행이든, 총감독 체계이든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은 총감독이 있는 대행사 체계로 알고 있다. 조직위가 정한 총감독이 있고, 축제 대행을 책임지는 대행사가 또 따로 있는 셈이다. 자칫 결정하고 책임지는 컨트롤 타워가 애매해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바람직한 실행 체계는 무엇일까? 대행사가 총감독과 함께 러닝메이트 형태로 공모에 참여하는 형태는 어떨까. 축제에 대한 책임을 대행사가 책임지는 방식이 될 것이다. 또는 총감독이 선정되고, 조직위가 실행 인력을 채용한 뒤, 각 분야별 실행업체를 선정하는 방식도 있다. 총감독과 조직위에서 기획과 설계를 다 하고 나면, 나머지 실행 단계의 분야별 실행업체를 입찰로 선정한다. 축제를 조직위원회가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어느 방식이든 명확한 방향성을 잡고 책임감 있게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을 성장시켜 나가기 위해, 지금의 방식보다 장점이 많다고 본다. 이런 환경에서 전략적인 축제 콘텐츠의 설계가 가능해질 것이다.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사게 만드는 힘


‘기대감’이 갖고 있는 강력한 잠재력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분양 중인 아파트의 시세에서, 개미들의 주식시장에서 그 ‘기대감’이라는 게 어떻게 우리의 지갑을 열게 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축제는 이번의 만족도가 다음 축제의 기대감으로 어떻게 이어지느냐를 통해 성장의 씨앗을 심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을 ‘배신하지 않는 기대감’이다. F&B 분야에서 여러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 한 창업가의 조언을 떠올려 본다. 완벽한 기본기는 논외로 하자. “새로운 손님을 더 끌어오기보다, 한 번 찾은 손님이 다음에 또 찾도록 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다시 찾도록 하는 힘은 바로 ‘배신 없는 기대감’이면 충분하다. 


앞에서 논했던, 많은 토론 주제들이 향하는 합리적이고 정성적인 방향성은 바로 올해 온·오프라인으로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을 찾은 손님들이 내년 축제도 기대하게 하게 만드는 것이다.





2020. 12. 16

MBC충북 미래전략국 뉴미디어팀장 이영락




From. 동네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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