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광복절 무더위 속 충주를 달린 썰~
한여름 가파르게 내리쬐던 햇살이 허리를 조금씩 숙이고 있다. 나라가 빛을 되찾은 기쁜 날, 여름 본색 무더위를 뚫고 지인을 만나기 위해 오송역에서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충주를 찾았다.(내 남은 인생, 기차를 타고 다니는 여행 같은 일상이 부디 넘쳐나길~)
얼마 전 다녀온 <동네소년단> '목포전지훈련으로 단련된 강철 체력을 시험해 볼 참으로 '충주걷뛰'(충주를 걷고 뛰며 사방팔방 돌아다니는 콘셉트)로 해볼 생각이었다. 무더웠고 무릎도 조금 아파왔지만 <세상상회> 이상창 대표가 말아? 준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버티며 4시간 동안 12.5K, 1만 5천보의 '충주걷뛰'는 무사히 진행되었다.
무궁화호 기차로 딱 한 시간이면 오송에서 충주로 공간이동이 가능하다. "자! 지금부턴 무조건 걷고 뛰는 거야" 시원한 역 대합실 밖으로 나서니 곧장 여름의 한복판을 지나는 대한민국의 중심 충주다. 첫 목적지인 약속장소 '관아골 하이라이트'로 좌표를 찍고 일단 최단 루트를 잡았다. 늘 그렇듯이 '최단 루트'는 호기심의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고, 위아래로 오르내리기 마련이다. "어쩌겠나 나란 녀석이 호기심에 약한 걸"
마무튼 루트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약속 장소에 무사히 도착했다. 충주 관아골 사랑방이자 아지트인 '관아골 하이라이트'다. 땀범벅으로 들어서니 오늘 만나기로 한 전은미 님과 이혜림 님이 표정을 한껏 끌어 올려가며 반겨주신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카운터 너머에서 백준하 님이 남심도 녹일 듯 특유의 스위트한 미소가 한결같다. 이 치명적인 정감 넘침을 어쩐담!
전은미 님과 이혜림 님, 박진영 님, 선한빛 님이 함께 가볍게 떠오른다.
삼정면옥은 평양냉면을 제대로 먹어 본 적이 없었던 필자에게 평냉 맛의 원점 같은 곳이다. 전은미 님은 이 맛을 "제천형 평양냉면이군" 하신다. 제천형? 평냉? 헷갈리지만, 아직까지 다른 곳에서 평양냉면을 먹어본 적이 없던 필자에겐 이 맛이면 충분히 즐겁다. 백준하 님이 "수육과 꼭 함께 먹어요"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다음엔 추천을 따르리라. '제천형 평냉'을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고 다시 폭염 속으로 뛰어들었다.
"케냐x콜럼비아x과테말라 3종 브랜디드 된 세상상회 대표 블랜딩원두 일상입니다."
"로스팅은 시티(중강배전)으로 볶았고, 추출은 에스프레소 리스트레또를 사용해서 쓴맛은 감기지 않고, 커피맛은 진하게!!" <세상상회> 이상창 님의 설명이다.
이날 '세상상회'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없었다면, 필자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었다.
유순상 님이 운영하는 상가 '복작'을 지키는 백곰에게 인사를 나누고.
떡볶이집 앞에서 호객행위에 여념이 없는 목각인형과 잠시 눈을 맞췄다가.
MBC충북 충주방송국 앞에 있는 '호암지생태공원'을 반바퀴 돌아.
집으로 필자롤 실어다 줄 기차를 타기 위해, 다시 충주역에 도착했다.
사람을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래서 그런가 사람을 만날 때마다 늘 묘한 설렘이 있다.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인연, 새로운 기회, 새로운 생각들... 지금까지 운 좋겠도 사람을 만나 손해 본 적이 없다. 언제 어디서 필자와 마주치는 모든 분들은 내게 귀한 인연 '시절인연'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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