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당신은 반가운 마음에 한마디를 건넵니다.
"오늘 학교 재미있었어?" 아이는 가방을 내려놓으며 짧게 답합니다.
"어." 다시 정적이 흐릅니다.
조금 더 대화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이번에는 숙제 이야기를 꺼내 봅니다.
"학원 숙제는 다 했고?" 아이의 목소리가 조금 더 낮아집니다.
"나중에 할게."
어느덧 거실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세워집니다. 분명히 부모로서 관심을 표현했고, 다정한 말투로 물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대화는 단답형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우리는 흔히 이런 상황을 '사춘기라 그래' 혹은 '원래 성격이 무뚝뚝해서 그래'라고 치부해 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대화가 끊기는 진짜 이유는 성격의 차이가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던진 질문의 '형식'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했어?", "아니야?", "맞아?"와 같은 질문들은 심리학에서 '폐쇄형 질문(Closed-ended questions)'이라 부릅니다.
이 질문들은 응답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답변을 '예' 혹은 '아니요'라는 좁은 길로 한정해 버립니다.
마치 경찰이 피의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듯 대화의 주도권을 질문자가 독점하는 형태죠.
이런 질문이 반복되면 상대방의 뇌는 무의식적으로 위협을 느낍니다. 신경과학적으로 볼 때, 추궁하는 듯한 질문을 받으면 뇌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분비됩니다.
코르티솔은 우리 몸의 방어 기제를 활성화하여, 논리적인 소통보다는 '회피'나 '방어'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아이가 입을 닫거나 배우자가 짜증을 내는 것은 어쩌면 당신의 질문이 상대의 뇌에 '비상 경보'를 울렸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차가운 취조실의 불빛을 끄고, 상대방의 마음을 환하게 밝히는 '개방형 질문(Open-ended questions)'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개방형 질문은 상대방에게 답변의 자유를 선물하는 초대장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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