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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 트라왕안 여행~

윤식당 시작한 김에 아주 늦게 써보는 여행기 + 윤식당 시청 소감.. ㅋ

by donobono

길리를 다녀온건 사실 작년 8월.. 오래됐기도 하고 찍어둔 사진도 생각보다 몇 없어서 여행기를 쓸까 말까 했었는데 윤식당을 보고나니 물들어온 김에 노저어 보자고 써보기로 했다..


길리 트라왕안, 보통 줄여서 길리T라고 부르는데 요건 발리 옆에 롬복이라는 발리 크기랑 거의 비슷한 사이즈의 또 다른 섬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섬 3개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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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배타고 가려면 좀 오래 걸리고.. 롬복에서는 패스트 보트로 20분정도 걸렸던것 같다..


한국에서 가려면 당연히 발리로 와서 빠당바이에서 배타고 들어가는게 편하고.. 자카르타에서는 어차피 비행기 가격이나 시간이나 발리랑 롬복이랑 별 차이 안나니까 롬복에서 배타고 들어가는게 좀더 편할 듯..

우리는 물론 롬복에서 출발..


각각 배 타는 방법은 검색하면 수없이 많이 나오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 ㅎ


사실 우리는 롬복에 승기기 비치에서 호텔 근처에 여행 에이전씨 들어가서 가격 괜찮길래 에이전씨가 잡아준 차랑 배로 다녀온거라 보통의 방법하고는 다르기도 했고 다시 찾아보기도 귀찮... 여튼 우리는 편한대신 약간의 돈을 더 내는 방법을 택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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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티외에도 길리 메노, 길리 아이르(에어 아님 ㅋ) 요렇게 섬 3개가 나란히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크고 여행객도 많이 찾는 곳은 길리티.. 길리 메노와 아이르는 가보지는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라고 한다.. 사실 길리티도 포트 근처만 시끌시끌하고 나머지는 저녁이 되면 조용한 편..


길리가 유명한 것중에 하나가 자동차 혹은 오토바이가 없다는 것.. 더불어 경찰도 없고 도둑도 없다고 한다.. 경찰은 상주하는건 아니고 그냥 왔다갔다 하는건지 지나가면서 경찰서라고 써있는 건물을 보긴 했는데 실제 경찰이라고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은 정말 본적이 없고.. 최근에 자전거를 하나 훔친 외국인 하나가 주민들에게 잡혀서 얻어터진 다음에 쫓겨났다던가.. 그렇게 마을 자치로 치안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혼쭐이 났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경찰 없다고 사고치면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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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서쪽 해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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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에는 이렇게 바퀴가 두꺼운 자전거를 종종 볼 수 있고 이왕 돈주고 빌린다면 요걸 추천한다.. 첨엔 왜 그런가 싶었는데 다니다보면 길에 모래가 잔뜩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바퀴가 얇은 보통 자전거는 모래 위에서 타고 다니기 힘들어서 내려서 걸어가야 하는데 바퀴 두꺼운 애들은 안미끌어지고 잘가더라.. 난 호텔에서 공짜로 빌려준거라 그냥 참고 자전거 끌고 걸어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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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열심히 타고 다녔던 그 자전거.. 저 안쪽에는 방목되고 있는 소들이 한가롭게 풀뜯어먹고 계신다..


여튼.. 자동차, 오토바이 같은 이동 수단이 없어서 윤식당에도 나왔지만 마차와 자전거를 타거나 혹은 열심히 걸어야 한다.. 자전거는 호텔에서 빌려주는 경우도 많고 데이 투어로 오는 사람들은 포트 근처에 자전거 빌려주는 곳들이 많아 싼 가격에 빌릴 수 있다..

문제는 마차인데.. 우리가 머물렀던 곳이 호텔 서쪽 해안의 중간쯤이고 포트는 동쪽 해변의 중간쯤.. 섬 반바퀴를 도는 코스기는 하지만 보통 10만 루피아, 가끔은 3명이라고 15만 루피아를 받으려고도 한다.. 하루는 마차로 10분도 안걸릴 거리인데 비도 왔고 그래서 자전거 타기도 귀찮고 해서 대충 흥정해서 5만루피아쯤에 가자고 해봤더니 10만 이하는 안받는다며 쌩 가버렸.. 휴.. 아니다.. 15만 부르는거 10분밖에 안걸린다며 10만에 가자고 했는데 쌩깐거였다.. 아놔.. 여튼 그렇게 비오고 그러면 부르는게 값인가 보다.. -_-


호텔을 서쪽에 잡은 이유는 멋진 노을을 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마침 괜찮아 보이는 호텔도 찾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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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맘에 들었던건 요 그네(그 그네 말고 진짜 그네) 사진 때문.. 역시 멋진 노을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호텔 밥만 먹기도 좀 거기시 하고 뭔가 맛난거를 먹고 싶거나 놀고 싶거나 더 이쁜 바다를 보려면 동쪽으로 가야 한다.. 추천하는 곳은 포트에서 약간 남쪽 거리.. 시골 섬마을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 여기저기 쿵짝쿵짝하고 온갖 힙한 레스토랑들과 그 앞에 펼쳐진 그림같은 바다 뷰는 정말 멋지구리하다.. 그리고 북적이는 사람들과 자전거와 마차들 때문에 정신줄 놓고 있다가는 다칠 수도 있으니 늘 정신 단디 챙겨야 한다!

서쪽은 그냥 날씨 좋을 때 노을 보러 저녁에 잠깐 들렸다가 가면 충분할 것 같다.. 다음에 또 가게되면 무조건 동쪽에 포트 약간 아래쪽에 호텔 잡을거다.. 무조건.. 사실 3박하는 동안 이날이 날씨가 그나마 좋았고 하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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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미친듯이 퍼부었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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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루는 맛난거 먹겠다고 포트 근처에 바베큐집에 있느라 노을을 볼 틈이 없었다.. 괜히 서쪽에 호텔 잡아서 왔다갔다 마차값만 많이 쓰고.. -_-;;

요 바베큐집 맛은 참 좋은데 가격이 꽤 비싼편.. 사람이 엄청 많아서 주문할때 정신줄 똑바로 잡고 있다가 원하는거 주문해야 한다.. 그것도 큰소리로!! ㅎㅎㅎ 사진은 디게 한가해보이지만 주문 하는 곳은 완전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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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 근처에는 요렇게 바베큐를 먹을 수 있는 수산시장 같은 곳도 있는데 요기가 가격은 조금 더 싸다.. 시장이라고 확 싸고 그런건 없다.. 그냥 약간 싸다.. -_-;; 맛은 어차피 해산물에 소스 정해주면 그거 발라서 구워주니까 비슷하면서 다 맛난다.. 생선은 좀 난이도가 높아보여서 새우랑 오징어 구워먹었는데 정말 꿀맛..

그리고 요 시장 입구쪽에는 옥수수도 구워서 파는데 이게 레알 맛난다.. 해산물은 안먹어도 옥수수 먹으로 꼭 가볼만하다.. 시장 근처에 옥수수 파는 아저씨들 많은데 가격도 다 같고 맛도 다 같다.. 다른 블로그를 보면 만루피아라고 하던데 우리가 갔던 8월은 성수기라 그런지 2만루피아 받았다.. 쳇..


참.. 정확한건 아니지만 길리티는 8월이 성수기인것 같다.. 바로 다음 달인 9월만해도 호텔값이 거의 30~50%가 더 싸지더라.. 올 6월달에 롬복을 다시 갈까 싶어서 호텔 가격을 봤더니 역시 9월 수준.. 하필 젤 비쌀때 댕겨오다니.. -_-;; 8월은 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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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티는 어디든 가는길 멈추고 사진을 찍으면 그게 다 멋지다.. 섬 둘레가 다 멋지다.. 동쪽 바다가 더 이쁜데 올린건 다 서쪽 바다들이네.. -_-;;

서쪽 바다는 길들여지지 않은 자연의 바다같은 느낌이고 동쪽 바다는 백사장이 좀더 깨끗한 그런 바닷가의 느낌..

한가지 아쉬웠던건 철따라 좀 다를 수는 있겠지만 낮에 물이 많이 빠져서 수심이 너무 얕아 스노클링하기가 힘들었다는 점.. 좀 진한 컬러의 바다까지 나가려면 배를 타거나 정말 한참을 걸어나가야 하는데 거기에 가면 윤식당에서 종종 나왔던 그 바다거북도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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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는 아침에 슬슬 걸어서 길리티 북쪽 바다 구경을 하고 왔던 날이다.. 요때 한참 포켓몬고를 하고 있던 중이라 귀여운 아이들도 잡아볼겸 겸사겸사 댕겨왔는데 그러다가 봤던 나름 괜찮아 보였던 원두막 카페..

저기에 앉아서 바다 쳐다보면서 바람 맞으면 정말 좋겠다 싶었다..


윤식당이 있는 곳이 길리티 북동쪽 끝자락이던데.. 위치를 보고 딱 생각난게 "아 저 동네 정말 사람 별로 없을텐데" 였다.. ㅎㅎ 포트하고도 멀고 가족끼리 온 여행객들이 있기에는 호텔이 좋아보이는게 별로 없고 보통 오래 머무르는 젊은 유럽인이나 호주인들 정도가 찾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다.. 지나가면서 대충 훑어본거지만 호텔 정할때 호텔들도 좀 그랬던거 같고.. 그리고 요동네에 원래는 불법이라던데 해피 버섯이라고 마약성분이 좀 있는 버섯을 판다고 간판에 써있는 집들이 종종 보이는걸 보면 역시 좀 그런 취향의 젊은 애들이 많이 있다가는 동네겠다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섬을 거의 한바퀴 다 돌아봤지만 그렇게 대놓고 버섯 있다고 써있던 동네는 요동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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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티에서 먹었던 음식들.. 윤식당에서 바로 옆집 탐방갔을 때, 음료수나 음식이나 늦게 나오고 맛도 걍 그렇다고 나오던데 사실 나도 좀 그렇게 느꼈다.. 시장에서 구워먹은 해산물들이 젤 맛났던거 같고..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다른 동남아시아 음식들이 다 그렇지만 짜다.. 그리고 어떤건 또 짜다.. 그리고 어떤건 또또또 짜다.. -_-;;

그러하다.. -_- 뭐 그래도 먹을만은 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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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는 롬복으로 돌아가는 날 배타러 가기 바로 전에 들렸던 식당..

분위기 완전 좋았다.. 원두막에서 바다 보면서 뭘 먹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여튼 돌아가기 싫다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윤식당 사장님도 계속 덥다 덥다 말씀하시는데 자카르타에 사는 나도 길리티는 꽤 더웠다.. 햇빛이 더 뜨거워서 그랬을까.. 그래도 이런 원두막에서 바다바람 맞고 있으면 무척 시원하다.. 다시 그 시원함을 느끼면서 게임하고 싶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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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는 포트도 꽤 소박하다.. 우리는 롬복에서 타고 왔던 배를 다시 불러서 그 배를 타고 돌아갔다.. 우리는 보통 롬복에서 길리를 갈때 배를 타는 곳 보다 좀더 남쪽에 있는 곳에서 배를 탔고 또 거기로 돌아와서 승기기 비치까지 돌아왔다.. 배 예약했던 곳 직원이 꽤나 친절해서 공항갈때 버스도 왠만하면 얘한테 얘기해서 데려다 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말도 안되는 가격을 얘기하길래 걍 승기기에서 내리고 빠이빠이 했다.. 틈만 나면 바가지를.. 아오..


윤식당을 보다보니 옛날 생각이 좀 났다.. 한때는 저런 삶을 꿈꿀 때가 있었는데 하면서.. 2004년인가 2005년인가 발리를 처음 가본게 요정도 시기였던것 같은데.. 발리에서 일주일을 여행하고 돌아간 후에 내가 가장 살고 싶은 곳 1순위가 되었었다.. 그때부터 내 꿈은 민박집 주인이었고..


그로부터 시간이 흐르고 흐르고 발리를 2번을 더 다녀오고 또 시간이 좀 더 흘러서 어쩌다보니 발리에서 좀 떨어진 옆동네에서 살고 있게 됐다.. 뭐 하는 일은 여전히 개발 일을 하고 있지만서도..

자카르타에서 살다보니 인도네시아에 발리 외에도 더 좋은 곳들을 알게 됐고.. 그 중에 하나가 길리티였고.. 언제까지 자카르타에서 살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한 곳이라도 더 다녀보자 싶어서 매달 한번씩 여행을 가는 플랜도 만들게 됐다.. 비록 3월엔 바쁘기도 했고, 또 이사 문제 때문에 돈이 없어서(정말 이사가면 통장 잔고가 0에 수렴 ㅜㅜ) 포기했고 4월은 한국 다녀오느라 또 스킵하지만.. 조만간 또 다른 멋진 곳을 가보려고 한다..


윤식당 보면서 생각보다 진지하게 메뉴 연구하는 출연자들 모습이 귀여웠고, 특히 사장님 주문 뭐 들어올지 기다리는 모습이 어머니뻘 되시는 분께 감히 귀여웠다고 말씀 드리고 싶었다.. ㅎㅎㅎ 첫 주문 받았을 때, 이서진 당황하는 모습도 귀엽고.. ㅋㅋ


여튼 다음 주도, 그 다음 주도 잊지말고 챙겨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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