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이런. 글은 쓰는 동안 옆 테이블의 커플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아... 작업해야 하는데 미안하게도 그들의 대화에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된다.
테이블이 너무 붙어있던 탓도 있지만 여자의 모습에서 예전의 불안해했던 내 모습이 오버랩되어 그런 것도 같다.
여자는 28살, 남자는 오빠라 했으니 여자보다는 당연 나이가 많겠지?
둘의 대화는 이러했다.
"스물여덟 살이면 오빠랑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을 거라 생각했어. 나 올해 스물여덟이야.. 그런데 우리 지금 뭐야..."
"후... 난 아직 준비가 안됐어. 2년 안에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한 번도 내게 그런 얘기 한 적 없었잖아. 왜 이제 와서 이런 얘기해!?"
"나는 당연히 너랑 결혼할 거라 생각했고.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했지. 너도 물어보지 않았잖아..."
"그런 계획을 꼭 물어봐야 말해줄 수 있는 거야? 정말 결혼할 생각은 있었던 거야?"
"어..."
"오빠랑 왜 만나는지 모르겠어. 오빠가 무슨 말을 해도 이제는 안 들어와."
"그래서 어떡하자고."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
그리고는 꽤 긴 침묵이 이어졌다.
바로 옆 테이블에 있던 내가 그 침묵이 더 어색해 괜히 쓸 말도 없으면서 타닥타닥 타이핑을 쳐댔다.
여자가 더 물어도 남자의 대답에는 변함이 없을 것 같고
남자가 붙잡아도 여자의 마음은 이미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했다.
어디선가 조용히 어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커플지옥 솔로천국!'
'에이~ 이러지 맙시다.'ㆍ
남자의 말에 여자는 2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후회만 남을 날들에 대한 불안함으로 지금이라도 돌아서는 게 맞는 걸까.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면 기다리는 게 맞을 것이고,
불안함이 더 크다면 돌아서는 게 맞지 않을까.
여자가 먼저 침묵을 깼다.
"도대체 누가 문제인지를 모르겠어."
남자가 말한다.
"후..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타이밍...... 아닐까?
혼자 들리지도 않는 말을 뱉어본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 그리고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다. 돌아보면 눈부신 날들로 기억될지도 모르는 지금의 노처녀의 일상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노처녀 히스토리는 노! 처녀가 되는 그날까지. 쭈욱 발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