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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Apr 05. 2024

커리어는 투쟁심, 창업은 자아성찰/Resiliance


과거 20대 ~30대 중반,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가장 깊숙하게 자리잡았던 마음은 '경쟁심(?)' '더 돋보이고 싶은 욕망' 이었다. 


'더 좋은 회사에 취업하고 싶다' '더 빨리 승진하고 싶다' '더 희소가치가 높은 곳으로 이직하고 싶다' 등의 마음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최고로 인정받는 회사 내 가장 선망받는 포지션에 조인하고 인정받으며 승승장구 하고 싶다' '두 단계 위에 있는(?)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욕망은 '내가 속한 회사가 경쟁사 대비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는데 기여하고 싶고, 그 주역 중 한 명이 되어 핵심인재로 recognition 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져, 회사의 성과 극대화 및 비전 달성을 위해 내 에너지/시간을 all-in 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곤 했다.


결국, '커리어' 관점에서는, 더 좋은 회사, 더 좋은 포지션은 항시 존재하고, 새롭게 등장하기도 하기에, (끊임없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옵션들이 존재하기에), 1) '현타가 오지 않는 한 (그런데.. 승진이 내 인생에 정말 중요했던 것일까? 아 급 현타온다..)', 2) '운이 날 외면하지 않는 한 (아.. 갑자기 불경기가 찾아올 줄이야..)', 3) '내 역량/리더십의 한계에 직면하지 않는 한 (아.. 너무 잘하고 싶은데, 내가 뭘 해도 안되는구나..)' 경쟁심을 바탕으로 커리어를 밀어 올리는 것은 '오래 잘 버틴다'는 전제 하에 가능해 보였다.  


다만, 창업의 경우 이겨야 하는 대상,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 커리어를 만들어 나갈 때 대비 다소 달랐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우리보다 더 나은 회사를 이겨보자'가 전략의 초점이 되기 어려웠다. 대기업을 이기기 위한 경쟁 전략을 전개해 나갈수도 없고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대상으로 일기토를 하기에는 체급/체력이 너무 다르다. 더불어, 스타트업이 속한 산업에 대기업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유사한 규모의 스타트업을 이기기 위한 play를 경주하기에도 뭔가 애매하기에 (설령 이긴다 해도 얻는 것이 크지 않다), '남들 보다 더 잘되자!!'에 근간을 둔 경쟁심(?)에 의지한 동기부여가 생기기 참 어려웠다. 


왜 창업을 했을까? 생각을 해보면, 사실 대다수 창업자들은 유저의 문제(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한 분들이 많았기에 (내가 직접 보고 싶다는 욕구 +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 나는 '유저의 문제를 이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유저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쟁사 대비 더 나은 function을 갖추는 것 보다는, 1) 유저의 니드를 정확하게 이해 후, 2)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서비스를 팀과 함께 될 때까지 만드는 것이 중요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일단 내가 내 초심을 부여잡고 버티며 나가는 것이 중요했고, 함께 뛰고 버티고 결국 이겨줄 팀을 만나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나에게 있어 창업은 '경쟁심의 발동' 보다는 '선의지(유저를 문제를 해결하겠다)의 발현' 및 '나에 대한 성찰(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내 인생을 걸만큼 나에게는 진짜 중요한 문제이다)', '함께 몰입할 수 있는 좋은 팀을 시의 적절하게 만나는 운'이 의지를 drive 하는 핵심요소였다. 


가끔은 차라리 격파해야 하는 경쟁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유저의 핵심 문제가 무엇인지가 잘 보이지 않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해 출시한 솔루션이 유저의 문제를 100% 해결하지 못한다 느낄 때, 내가 내 마음을 잘 모르겠을 때 '차라리 격파해야 하는 경쟁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경쟁사는 명확히 보이는데...' 생각하게 되는 듯하다. 그 만큼 창업은 누군가를 이기는 싸움 보다는, 내 한계를 이기고 유저의 문제를 이기기 위해 정진하는 과정이며, 결론적으로 그 문제 해결을 얼마나 잘 했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규모/회사의 규모가 결정이 되고, 결국 나와 회사의 입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창업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누군가 대비 더 잘되고 싶다는 마음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 & all-in 해서 해결해보고 싶은 문제가 있다는 마음이 존재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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