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커리어와 삶을 돌아보면, 가장 중요한 변곡점은 MBA를 기점으로 시작되었음을 발견한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며 경영을 공부하고, 한국 기업에서 일하며 다양한 한국 회사들과 협업했던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비즈니스에 대한 관점은 다음과 같았다.
(대학 졸업 후 MBA 이전)
1. 주어진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파이를 효과적으로 차지하는가의 싸움이다.
2. 성장률은 시장, 경쟁, 그리고 자사의 함수이다.
3. 중요한 것은 독점적인 기술(IP)이다. 우리 회사만 사용할 수 있는 독점적 기술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4. 빠르게 인지도와 브랜드를 높여 신규 유저를 더 많이 확보하고, 신규 매출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5. 메가트렌드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기술, 산업, 고객 트렌드를 기반으로 신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6. CEO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스탠퍼드 MBA 전후로 스타트업에서 인턴 경험을 하고, MBA 과정 중 다양한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의 실패와 극복담을 들으며, 이후 직접 창업을 하면서 비즈니스와 삶에 대한 관점이 크게 변화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관점은 다음과 같다.
(MBA 이후, 현재)
1. 시장은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하며 만들어가는 것이다. 얼마나 좋은 제품을 만들고, 유저가 그 제품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가 성장을 결정한다.
2. 제품은 사람이 만든다. 제품과 성장이 일치하는 사람과 팀이 가장 중요하다.
3. 가장 중요한 지표는 리텐션(Retention)이다. 리텐션이 안 나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
4. 처음에는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 유저가 많아질수록 완벽해지는 메커니즘을 어떻게든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5. 독점적 기술(IP)은 우리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플레이어가 쓰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독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오픈소스의 시대다.
6. 기술(Tech)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다. 유저가 많아질수록 완벽해지기 위해서는 기술의 도움이 필요하다.
7. 대표(CEO)는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지는 사람이다. 유저, 투자자, 이해관계자, 대중 앞에서 전면에 나서야 한다.
8. 진정한 회사의 인지도는 자본의 힘이 아닌, 이메일의 힘, 소통의 힘에서 나온다. 이메일을 많이 보내고, 소통을 활발히 해야 의미 있는 인지도가 상승하며, 그때 자본과 결합되면 시너지가 발생한다.
이런 전환은 비즈니스를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지역에서, 저 세계의 성장을 주도하는 곳에서 2~3년 동안 살아가며 대화하고 부딪히고 깨닫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다. 새로운 세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나 자신도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많은 분들께 유학이나 해외 업무 경험을 권한다. 하나의 국가/세상에 너무 익숙해지면 삶이 단조로워진다. 2~3개 이상의 서로 다른 국가/세상을 깊이 이해하게 되면 내 관점과 인생이 더욱 입체적으로 변한다. 물론 더 큰 도전에는 더 큰 위험이 따르고, 단기적으로는 ROI가 나오지 않는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그러나 10~20년이라는 긴 관점에서 보면 커리어와 인생의 모든 측면에서 가장 의미 있는 투자라 생각한다.
지금의 삶이 단조롭게 느껴진다거나,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거나,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를 해서라도 더 큰 퀀텀 점프를 희망한다면, 유학/해외취업 등에 도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