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관련 드리는 조언요즘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실리콘밸리에 방문하는 한국 스타트업 대표님/임원 분들을 자주 뵈었다. 많은 분들이 미국 법인 설립 및 미국 비즈니스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미국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들이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많은 질문을 주셨고 솔직한 직/간접 경험을 나눌 수 있었다.주로 공유드린 메시지는 아래와 같다.
1. 대표님이 직접 오셔야 합니다.
미국 진출 초반, 미국팀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 소수 팀 기반 미국에서 기회를 찾고 뚫고 나가는과정에서 본사의 맞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표가 직접 움직일 수밖에 없다. 참고로, 미국 법인 설립 초반, 미국에서 현지 채용을 통해 법인장을 세우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회사/팀 운영 관련 맥락을 모르는 사람이 미국 법인장을 맡은 순간, 불협화음이 시작되거나 일이 진행 안되는 일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2. 제품/사람 기반 고객 확대를 해야 합니다. (초반 퍼포먼스 마케팅 등은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 내 고객 확대를 위해서는, 1) 직접 발로 뛰며 만나거나 (Team-lead-growth), 2) 서비스에 만족하는 유저의 추천 기반 성장(Product-lead growth)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영점 조준이 안된 상태에서의 마케팅은 비효율과 혼선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하던 대로 마케팅하면 미국에서 잘 통하지 않기도 한다. 문법이 다르다) 그래서 미국 내 팀 set-up 이 필요하고, 또 대표 및 핵심팀의 미국 상주가 중요하기도 하다.
3. 제품을 새로 만들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통하는 제품이 미국에서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현상은 B2C 보다 B2B 가 더 심하다. B2B SaaS의 경우, 미국 내 제품이 훨씬 많고 또 고도화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 대비 더 좁고 깊어야 한다. 그래서 제품을 다시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대표/핵심팀이 미국에 상주해야 한다.
4. 미국팀은 미국과 한국 업무 시간에 동시에 일할 수 있는 팀이어야 합니다.
한국팀이 다수인 상황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제품/실행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국팀이 미국 시간에 맞춰 일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미국 서부 시간대 기준으로 보면, 미국 서부 오전 9시 ~ 오후 2시까지는 미국시간에 맞춰 업무하고, 오후 5시(한국 오전 9시)~자정(한국 오후 4시)까지는 한국 시간에 맞춰 일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주중의 라이프를 일부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 미국팀에서 일하고자 하는 이유가 명확한 사람들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
5. 미국팀은 특히 멀티플레이어야 하고,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미국팀이 소수인 상황에서는, 한 사람이 다양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주 펼쳐진다. 개발자가 유저 meet-up 행사 진행을 도와야 할 수 있고, 회계사가 영업을 동시에 뛰어야 할 수 있다. 그래서 소수팀으로 impact 을 내며 서서히 팀을 키워나갈 수 있다. 더불어, 더 잘 읽고 더 잘 쓰고 더 잘 말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한국팀이 남기는 수 많은 정보를 빠짐없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한국팀에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알리기 위해서는 뛰어난 소통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미국팀을 동시에 운영하며 미국에서 impact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요즘처럼 한국 내 exit 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는, 미국 진출이 매출/투자 관점에서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 진출을 염두하는 스타트업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글이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