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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기자 Aug 29. 2022

대통령 업무보고를 독대로 해야할까

윤석열 대통령실의 색다른 시도 


1)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부터 기획재정부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부처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소모적인 형식과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고, 부처 담당정책 중 핵심을 고민하고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도록 독대보고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처 업무보고는 상당히 큰 행사였다. 정책 이슈는 대부분 부처 생산단계나 국회에서 소화되기 때문에, 장관들이 대통령에게 한 업무보고는 대부분 기사화되지 않아서, 행사규모가 그렇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것 역시 매우 공들인 행사였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문재인 정부의 부처 업무보고는 "소모적인 형식과 불필요한 절차" 였을까? 정부 부처가 뭘 하겠다는 보고는 기본적으로 대통령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알아야할 사안이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가 뭘 할지 국민들도 알 수 있어야 하지, 대통령이 홀로 보고를 받고 "잘 하라"고 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대통령은 왕은 아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에게 독대를 통해 보고만 하면 되는 것일까?  


더구나 이날 첫 기획재정부 독대! 보고에는 풀 기자 취재도 없어서, "경기 침체 방지를 위한 수출· 투자 활력 제고 대책과 금리 상승기에 어려움을 겪을 다중 채무자나 저신용 채무자 지원 방안을 보고" 하기에 앞서, 윤 대통령과 추 부총리 사이에 무슨 말이 오갔는지도 알수가 없다. (심지어 사진도 공개가 안되어서, 첨부된 사진은 며칠전 민생경제회의를 자연스럽게 토의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을 찾았다)


2) 또 하나 신기한 점은 윤 대통령이 장관을 압박면접 하는 식으로 부처에서 장관 홀로 들어와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모든 부처 업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이게 '압박면접'이 될 지 '뜬 구름 잡는' 질의응답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실 부처 업무보고의 성과는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대통령의 참모들이 같이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날 독대에 배석한 이들은 김대기 비서실장, 최상목 경제수석비서관이라고 한다. 기재부 관료 출신 기재부 장관 보고에 기재부 관료 출신 비서실장과 기재부 관료 출신 경제수석이 함께 있는 셈인데(정무수석 정도는 들어가야 기재부 논리에 반론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1 대 3의 구도가 거꾸로 보면 다른 구도다.  이쯤 되면 누가 평가받는지 헷갈리는 상황 아닌가??


* 이후 대통령실은 부처 업무보고 사진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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