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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헬프엑스, 이런 점은 유의하세요.

헬프엑스의 장점과 단점(2)

헬프엑스로 여행하며 유의해야 할 부분이 분명 있다. 오늘은 거기에 대해서 내가 아는 바를 적어보려고 한다.      

사실 ‘일손을 돕는 대신 숙식을 제공받는다’는 교환여행이란 개념은 매우 넓어서, 그 안에는 헬프엑스만 있는 게 아니다. 우프 등 다른 웹사이트도 있다. 하다못해 우리나라 제주도에도 이 개념이 있다. 제주도 장기여행자들은 종종 게스트하우스의 일손을 돕고 거기 머물며 여행하지 않나. 교환여행을 하기 위해 꼭 헬프엑스라는 웹사이트를 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라고 하는 사람과 갈 사람이 만날 수만 있다면, 그걸로 땡인 것이다.      

헬프엑스도 어떤 영국인 IT 개발자가 개인적으로 만든 웹사이트에 불과하다(지금은 하나의 기업이 된 것 같지만). 민간 웹사이트이므로 여기서는 그 어떤 강제도 없이 ‘중개’만 이루어진다. 일손이 필요한 호스트, 그리고 여행할 곳을 찾는 헬퍼를 이어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다. 




헬퍼와 호스트 사이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헬프엑스 웹사이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사실상 없다. 가령, 일을 얼마나 하면 되는지에 대해서 ‘주 30시간 내외’라고 가이드는 있지만 실제로는 호스트와 헬퍼가 협상하기 나름이다. 일의 내용과 업무 강도도 마찬가지다.      


혹시 있을 ‘이상한’ 호스트에 대해서는 걸러내는 장치가 있다. 


출처_Freepik


첫 번째는 이전 포스팅에서 말했던 ‘별점 평점’과 ‘리뷰’다. 앞서 다녀간 헬퍼들이 그 호스트에 대해 남긴 평점과 리뷰는 소중한 자산이다. 리뷰를 꼼꼼히 읽어보며 그곳에서의 삶을 대략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정말 대략적으로만!). 내 생각에 리뷰는 10개 내외가 적당하다. 짧은 기간에 너무 리뷰가 많아도 그닥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왔다갔다는 이야긴데, 헬퍼 한 팀이 다녀가는 것도 사실 호스트 입장에선 ‘일’이라서 그만큼 지쳐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평점과 리뷰에서 더 중요하게 건져낼 수 있는 정보는 호스트의 태도다. 별 다섯 개 평점의 행진 사이에 별 한 개 짜리 평점이 나타날 경우를 생각해보자. 당연하다. 호스트가 모든 헬퍼와 다 잘 맞을 수는 없지 않은가. 어떤 예기치 못한 사건 때문에 틀어졌을 수도 있고, 사람 간에 생길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대다. 


중요한 건 그 한 개짜리 별점 평점에 대해 호스트가 단 답변이다. 내 경우엔 페루에서 가장 처음 머물렀던 페루 원주민 넬슨이 그랬는데, 넬슨의 평점 리스트에 별 한 개짜리에 매우 좋지 않은 리뷰(여기에 오지 말라는)가 달려 있었다. 넬슨은 그 아래에 자신들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행동했는지, 이렇게 되어 매우 유감이고 다음엔 꼭 좋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는 답변을 달아놓았었다. 이게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호스트의 태도'다. 난 그 답변을 보고 넬슨네 집에 가기로 결정했다.  


페루 우아라스의 헬프엑스 호스트, 넬슨. 그들 가족은 잉카족의 후예로 원주민 언어인 '케추아어'를 아직도 사용한다.

    

이상한 호스트를 걸러내기 위한 ‘신고하기’ 장치도 있다. Report this host라는 버튼이 있는데, 이를 누르면 특정 호스트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헬프엑스 웹사이트 측에 신고할 수 있다. 이 경우 호스트 리스트에서 제외되는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여러 번 반복 신고가 들어가면 어쨌든 당연히 제재가 들어갈 거라 생각한다. 헬프엑스 웹사이트 측에서도 안전과 사건 사고, 루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자신들의 시스템을 통해 만나서 교류하는 이들이 전 세계에 퍼져 있고 더욱 늘어가는데, 불미스러운 일은 그들의 비즈니스 이미지에도 좋지 않을 테니.      




헬프엑스를 할 때 유의해야 하는 것을 또 하나 꼽자면, ‘새로운 환경에 대한 열린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헬퍼가 호스트의 집에 가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은 모두 예측 불가능하다. 호스트의 생활 환경, 생활 수준을 짐작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말 깔끔한 손님용 방에 머물 수도 있지만, 커튼으로만 겨우 공간을 분리한 거실에서 침낭을 깔고 자게 될 수도 있다. 호스트가 미리 이야기해주면 좋겠지만, 호스트는 그게 불편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세상엔 정말, 정말,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 위생에 대한 기준도 다 다르다. 

미지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지 않으면 얼마든지 불편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헬프엑스다. 하지만 이 허들을 뛰어넘어 열린 마음으로 여행한다면, 비교할 수 없이 새로운 경험을 손에 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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