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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Sep 02. 2024

리뷰:Harry Big Button

상상을 밑가락으로 하는 이미지성 음반 발표

상상을 밑가락으로 3집을 발표한 Harry Big Button     

2012년 한국 헤비메탈의 가장 큰 수확은 해리 빅 버튼(Harry Big Button. 이하 HBB)이었다. 영화와 미술, 패션 등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지식과 재능이 넘치는 리더 이성수는 크래쉬(Crash)와 스푼(Spoon) 등 한국 헤비메탈을 상징하는 밴드에서 활약을 펼쳐나온 베테랑 뮤지션이다. 공학을 이용해서 새로운 음향을 창조하는 소닉 아트를 배우고자, 영국 유학을 떠났던 그는 귀국 후 IT업계에서 직장인으로 생활하다가 HBB를 결성했다. 

지난 2024년 1월 12일 광흥창에 위치한 CJ아지트에서 올해 첫 무대에 오른 HBB를 만날 수 있었다. 이날의 메인 무대는 홍경민(보컬), 김수한(기타. 디아블로), 임상묵(기타. 크래쉬), 정용욱(드럼. 크래쉬), 안경순(베이스, 前레이지 본)이 결성한 밴드 체인지(Chanze)의 쇼케이스였다. HBB는 체인지의 결성과 첫 출발을 축하하는 이날 자리에서 6곡의 주요 히트곡을 연주했다. 이성수는 “13년 전 HHB을 결성하고, 첫 무대를 가졌던 장소가 이곳이었다.”고 의미있는 멘트를 전했다.      

그렇다. 어느덧 HBB가 결성된지도 10년이 훌쩍 넘어섰다. HBB는 2012년 ‘Angry Face’를 앞세운 정규 데뷔작 [King's Life]를 시작으로 [Perfect Storm]와 같은 다수의 EP를 꾸준히 발표해 나왔다. 정규 3집으로 기록되는 [Big Fish](2023)는 EP [Dirty Harry](2020)를 기본 틀로 신곡들이 더해져 완성되었다. [Dirty Harry]는 다섯 편의 영화들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된 컨셉트 앨범이었다. [Dirty Harry]의 6곡 외에 ‘Thelma & Louise’, ‘Planet of the Apes’ 등 역시나 영화에 밑가락을 깔고 완성한 4곡이 추가되었다. “화면과 영상 속에 흐르는 장면과 대사에서 음악적 영감을 자주 얻어내는 편이다. 음악은 음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HBB의 음악에 상상을 부여했던 영화들을 테마로 [Dirty Harry]는 완성되었다.”(이성수) 

결성 당시에 이성수는 HBB의 음악적 색깔을 “빈티지하면서도 동시에 모던한 사운드를 강렬하고 호쾌하게 토해내는 모습(본지 2012년 인터뷰 中)”이라고 설명했었다. 이번 음반에는 HBB의 창단 멤버로 활동하다 다시 돌아온 최보경(드럼)과 어린 나이지만 연륜이 깊게 배인 실력파 우석제(베이스)가 새롭게 합류했다. “HBB만의 느낌과 리듬을 잘 기억하고, 표현하는 두 멤버와 함께 하면서 새로운 버전의 호쾌한 음악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이성수) 

확실히 [Big Fish]의 수록곡 10곡은 이전 HBB의 비트보다 조이는 힘이 크다. 또한 다채로운 비트와 그루브가 파열을 이루는 리프와 폭넓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 ‘Dirty Harry’는 HBB 고유의 광폭한 하드록 넘버이다. HBB 특유의 고저와 폭이 넓은 그루브가 매력적인 ‘Scarface’, ‘Planet of the Apes’,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트로가 매력적인 ‘Thelma & Louise’와 ‘Big Fish는 하드록밴드 HBB만이 선보일 수 있는 독특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정감을 보컬의 단아함으로 귀결해낸 ‘Only Lovers Left Alive’에 이르기까지어느 곡 하나 놓칠 수 없게 배열해 놓았다.      


이번 음반은 기존의 음반처럼 타이탄 스튜디오에서 레코딩되었고, 영국 메트로폴리스에서 마스터링되었다. 마스터링을 담당한 존 데이비스(John Davis)는 HBB의 음악에 대해 ’야수와 같은 록!’이라 극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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