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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yd 고종석 Sep 02. 2024

리뷰:Kerry King

이거 Slayer의 신보 아냐? 케리 킹, 기가 막힌 솔로 음반 발표

이거 Slayer의 신보 아냐기가 막힌 솔로 음반 발표한 Kerry King   

  

베이스 파트를 제외한 멤버들의 견고함이 빛나는 메탈리카(Metallica)처럼 슬레이어(Slayer)는 데이브 롬바르도(Dave Lombardo), 폴 보스타프(Paul Bostaph), 진 호글란(Gene Hoglan)과 같은 실력파 드러머만 교차해서 맞이하며 신을 주도해 나왔다. 밴드의 주축인 톰 아라야(Tom Araya. 보컬, 베이스)와 케리 킹(Kerry King. 기타), 제프 한네만(Jeff Hanneman. 기타)의 라인업은 막강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또한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한 한네만의 부재로 슬레이어의 해체가 언급되기도 했지만, 밴드는 테크니션 개리 홀트(Gary Holt. 기타)를 맞이하며 자신들의 자리를 견고히 다져냈다. 

1981년 결성된 이후 올곧게 음악 여정을 걸어 나오던 슬레이어는 2015년 12집 [Reventless]를 발표했다. 한네만이 참여한 [World Painted Blood](2009)를 연결하는 첫 앨범이었지만, 이 앨범은 슬레이어의 마지막 정규작으로 기록되고 있다. 2018년 밴드의 주축을 이루던 아라야의 해체에 대한 결심을 슬레이어의 멤버들은 어렵잖게 수용했고, 은퇴 투어를 마무리하며 2019년에 공식적으로 해체되었다. 2024년 라이엇 페스트(Riot Fest)에 참여하기 위해 잠시 무대에 서기도 했지만, 더 이상의 결과는 이어지지 않을 듯 하다. “정지된 슬레이어의 발걸음과 펜데믹 사태를 전환의 계기로 삼아 솔로 활동에 집중하겠다. 메탈리카와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과 비교될 수 없는 전개를 보이겠다.”(케리 킹)      

2024년 초반 여러 매체를 통해 행해진 케리 킹의 인터뷰를 이어 그의 솔로 앨범 [From Hell I Rise]가 발매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케리 킹의 앨범?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를 떠난 K.K. 다우닝(K. K. Downing)의 KK's Priest와 별반 다를 거 없을 거라는 얄미움이 뒤따랐다. 반성한다. 케리 킹의 이름을 걸고 발표된 [From Hell I Rise]는 역대급이다. 슬레이어의 새로운 작품으로 분류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사회·정치적으로 갈증과 갈등이 극에 달한 즈음에 ‘철의 미학’을 담은 밴드 케리 킹의 음악은 더욱 시원하게 다가온다. 슬레이어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을 여러 팬들을 흥분시키고도 남을 만한 헤비메탈의 아름다운 ‘철의 향연’이 절절 넘친다. 이번 앨범에는 [Reventless]에 수록되지 못했던 케리 킹의 창작곡과 그가 지향하던 13개의 트랙이 실렸다. 영국 ‘Rock&Metal Albums’ 차트에서 1위, 빌보드 ‘Heatseekers Albums’ 차트에서 2위에 오르는 등 세계 주요 국가의 차트에서 상위에 랭크되며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한동안 케리 킹과 필 안셀모(Phil Anselmo)의 공동작업이 논의된 적도 있었지만, 이번 앨범에 보컬로 참여한 데스 앤젤(Death Angel) 출신의 마크 오세구에다(Mark Osegueda)의 가창과 스케일은 기대 이상이다. 이외 라인업은 필 겜멜(Phil Demmel. 기타), 카일 샌더스(Kyle Sanders. 베이스), 폴 보스타프(드럼)로 구성되었고, 소울 플라이(Soulfly)와 램 오브 갓(Lamb of God) 등을 프로듀싱한 조시 윌버(Josh Wilbur)가 레코딩 과정을 지휘했다. ‘Spirit In Black(슬레이어 5집)’의 잔향이 고르게 살려 있는 ‘Toxic’, ‘Raining Blood(슬레이어 3집)’의 리프가 번지는 ‘Idle Hands’, 킹에게 더 이상 아라야가 필요 없을 것을 확인할 수 있는 ‘Residue’, ‘Two Fists’ 등 이 음반은 슬레이어는 물론 헤비메탈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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