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유월 Feb 01. 2018

나이든다는 것

이제 돌아보니 아쉬웠던 20대

오랜만에 하는 서울나들이였다.

삼성역에서 볼일을 보기전에 강남역의 한 회사에 친구를 만나러 먼저 들렀다.

거의 5년만에 만나는 얼굴들이 있었다.

스무살때부터 나와 단짝이었던 내 친구는 대리가 되어있고

내 밑학번 후배도 대리가 되어있었다

같은 과 선배는 과장님이 되어있었다 

서로 대화하는건 여전히 대학생같은데

얼굴도, 목소리도 그때 그대로인데

변한건 너무 많이 흘러온 시간뿐인듯 했다. 




같은 과 선배는 

나 혼자 좋아하고

나 혼자 끝냈던 

짝사랑이었다

아무리봐도 그 옆에 내가 서있는건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

글쎄..

좋아하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고백해야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남자친구로 만들어야한다는 욕심보다는

그냥.... 

그런 사람을 알게된 것 자체가 좋았던 것 같다.

어떻게 이런 감정이 있을수 있나 신기했지만

사랑이 다 같은 사랑은 아니었나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애늙으니같기도 하고

성숙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날 남편과 저녁을 먹고 돌아와서

페이스북에 로그인해서

오랜만에 지난 6~7년전의 추억을 곱씹어본다. 

한창 페이스북 댓글과 네이트온 채팅으로

고된 업무를 이겨내던 때였다.

지금은 그 시절로 돌아가보고 싶다

고백부부처럼

그 시절로 돌아가서

다시 20대를 즐기고 싶다




나는 곧 아이도 가져야하고

엄마가 될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해야하는데

아이를 낳으면 최소 2~3년은

어디 나가지 못하고 아이에게 집중해야할텐데

바보같이 대학교 동기들이나 선후배들을 만나면

이렇게 마음이 훅- 싱숭생숭해지곤 해서 큰일이다




그렇지만 언제까지고

친구들 만나 술한잔하고

추억을 곱씹고

밤늦게 들어가는 서른일수는 없다. 

내년이면 서른하나, 또 서른 둘 먹어가면

아직 혼자인 친구들도 가정을 꾸리고 살겠지

그때 만나면 또 할얘기가 엄청날거야

언젠가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그저 오늘 하루를

최대한 열심히 지내는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야근하던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