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엄마가 보고싶고 그런걸까유?
2019년 한 해의 큰 목표였던 '임신'은 생각보다 쉽게(?) 계획대로 이루어졌다.
남편은 오랫동안 사이클, 테니스 등의 운동을 열심히 해서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어쨋든 이렇게 부족한 엄마에게 찾아와준 아이에게 너무너무 고맙다.
2019년 추석을 앞두고 임신을 확인하고 출근 전 임테기를 보며 혼자 펑펑 울었던 그날은
어느덧 추억으로 아름답게 기억되고 있다. 임테기를 보며 바로 출근한 신랑에게 전화하고
'두 줄 떴다구!! 엉엉!!!!! 임신이라구!!!' 화를 내기를 반, 감동받아 울기를 반 그랬다.
전화를 받은 신랑은 얼떨떨... '어 그래' 감동은 1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반응을 보내왔지만
그런 반응에 큰 상처받지 않았던 난.. 아마 결혼 5년차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랜기간 남편의 반응이 속과는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어쨌든 눈물 콧물 닦아가며 그렇게 출근하던 그날, 세상이 다르게 보였던 것 같다.
지하철의 임산부배려석, 그리고 유모차를 끌고 가는 아이엄마의 모습.. 평소엔 그저 무심하게
스쳐지나가던 것들이 이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큰 이벤트없이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던 날,
초음파에서 반짝이는 것이 제 힘을 다해 움직이고 소리를 내는것을 보고
울컥하기보단 신기했다. 저 조그마한 몸에 심장이 다 있네.. 쿵쾅쿵쾅 건강하게 심장이
뛰는 모습을 보고 이후 젤리곰으로 그새 커져있는 모습도 보았다.
시간은 흘러흘러 16주가 되어 아이의 성별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엔
남자아이들만 눈에 보이게 되었다.
17주즈음해서 처음으로 태동을 느꼈고
어느덧 난 벌써 임신 25주가 다 되어가는 임산부가 되어있다.
점점 커져가는 배, 자꾸 아픈 옆구리, 조금만 움직여도 차오르는 숨, 궁딩이도 아프고
심해지는 소화불량까지 엄마되기 쉽지않구나 깨닫고있다.
호르몬이 이상해지는건지 임신하고 배가 불러오면서
점점 엄마가 보고싶어지고 나 그냥 엄마 안되고싶고 하루에도 감정이 수십번 왔다갔다거린다.
남편한테 말해봐도 배가 불러오는데 왜 엄마가보고싶어? 라며 인과관계가 안맞아 이해가안간다하고
나도 이해가 안되는 일이지만 그낭 그렇다.
새삼 이 세상 모든 엄마가 대단해보이고 내가 진짜 엄마노릇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이미 엄마가 된 친구들도 잘 하고 있는게 나도 잘 하지않을까 막연한 자신감이 들다가도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제대로 된 기준이 없는게 잘 해낼 수 있을까 또 다시 걱정걱정...
5월이 되면 만날 수 있다.
어느덧 1월이 지나가버리고 2월이 다되어간다.
이 임산부생활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니 남은 3개월가량을 즐겨보자.
우리집에 있는 댕댕이도 5월되면 아빠랑 털밀고 목욕하구 온나...
그냥 그동안 나도 건강하고, 꾸동아 너도 건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