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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그나이트 Feb 22. 2019

ㅈ문가 와 전문가의 차이


인터넷에 보면 “잘 아는” 사람들이 진짜 많다.

다이어트, 운동, 음악, 영화, 정치, 

재수생 필수 수학 인강 추천, 

마라톤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장비, 준비물, 마음가짐, 도움되는 영상, 책, 


잠이 들고 싶을 때 듣는 노래 

잠에서 깨기 위해 듣는 노래 등등 

물어보면 물어보는 대로 대답을 해주고, 

찾으면 찾는 대로 이미 누군가가 정리해둔 정보가 여기저기 있다.


23살 때부터 음악을 하면서 살아온 나도,

음악, 음향 장비 관련해서 리뷰, 장단점 정리, 사용법 정리 등등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참고할 정도니까 말이다.


그런데, 애매하게 틀린, 입문자가 맹목적으로 믿으면 위험한, 

읽으면서, ‘흐음... ‘ 하게 만드는 글들이 분명히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전문가인 듯 아닌 그들은 누구일까?


인터넷에서는 그들을 엄청 아는 척만 하는데, 까 보면 전문가가 아니라는 뜻으로, 

ㅈ문가라고 부르며, 때로는 놀리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어떤 방법이던 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서 노력했다는 점에서 비하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왜 이들의 지식이,  허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지를 말하고 싶다.






사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찾아 공부까지 하는, 

그래서 보통사람들보다 그 분야를 더 잘 아는 이들이 전문가인가 의심당하는 이유는 

“실제로 실행해보지 않은, 숙련의 과정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적인 모든 부분까지는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일주일, 한 달 다이어트해보고 

“아이고 굶는 것은 배고파서 안돼,  운동은 다쳐서 안돼.” 

라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닌데, 일주일, 한 달의 경험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 역시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소 100일 동안 매일 하거나, 

음악, 미술, 소설이라면 발매나 발표랑은 상관없이 

진짜 창피하지 않을 작품 1개 이상은 완성을 해봐야 

“해봤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숙련이 된 상태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매일 같아 보이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 

다시 보고 괴로워하고, 수정 또 수정하며, 

마침표를 언제 찍어야 할지 고민하고 고민하다 손을 내려놓는 그 느낌까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진짜 이 분야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어떤 사람이 살아남는지, 

실제로는 아무것도 필요 없는지, 아니면 많은 도움이 필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변수와 상황에 따른 결과가 있는지 

그래서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단정 짓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진짜 해 봤는지 

실제로는 안 해봤는지 

그 차이가 일반적으로 “전문가”와 그렇지 않은 자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심 없이, 순수한 관심으로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찾아보고, 연구하고, 공부하고, 어울리고, 항상 무슨 일이 있나 주시하는데 

실제로 그 분야에서 활동하지 않고, 일정 시간 몸 담지 않아 프로라고 하기엔 애매한 

일반인도 아니고, 프로도 아닌 사람을 


나는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ㅈ문가 라는 말 대신 준프로라고 부른다.


프로의 마인드와 정보력, 

아마추어급의 실전 능력을 가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은 이들이 가장 그 분야를 즐기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일감으로 보지 않고, 분석하며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프로보다 더 즐기고 좋아할 것 같다.


준프로가 많은 분야일수록 프로가 되기 힘들지만, 

프로가 한 번 되면 인정도 많이 받을 것이다.

배우, 가수처럼 말이다.


음악도 그런 점에서 준프로가 많은 것이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 

“내가 다 아는데, 모르는 게 없는데, 왜 안 되지?” 고민된다면 


실제로 해보길 바란다. 좀 더 많이, 좀 더 오래, 실행해보기를 말이다.


듣지만 말고, 만들고, 

10번 이상 수정하고, 쪽팔림을 감수하고 주변에 들려도 주고 말이다.


괜찮다. 다들 그렇게 매일 똑같이 연습하고, 반복하고 있다.

돈으로도 할 수 없는, 프로가 되는 유일한 방법이 숙련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도 아직 정점에 가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오늘도 작업을 하고 있다.

다음 주 녹음을 앞두고, 준비하고, 계획하고 있다. 너무 오래 곡 발표를 안 했더니 다시 아마추어가 된 기분이다.


그래서 더 꼼꼼하게 준비하게 된다.

다시 프로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 위해서는 역시 작업뿐이니까.


보이지 않지만 많은 이들이 지겹고 단조롭고 불확실성에 답답해 하면서도 계속 하고 있다.

나랑 같이 

하자. 외롭지 않게.




글, 작성 : 이그나이트, 성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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