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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숭이같은비버 Sep 07. 2024

6-1. [외노자 회고록] 다시 외국으로 뜨다

싱가폴 면접

[ 궁금한 점이 글을 올리면 5분내로 라이크가 여러개 달리는데, 과연 이 글을 읽으시는지 의문스러움 ㅋㅋ 싱가폴 직장생활 관련해서는 4개 정도의 이야기를 더 올릴 계획입니다 ]


백수 생활 중 나는 간간히 면접을 볼 수 있었다. 면접 하나를 볼 때 나의 합격 기대치는 높지 않았지만, 막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했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는 업계 호황기에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나마 서류통과를 몇 군데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영국에 있을 때도 글로벌하게 지원을 했지만 싱가폴 회사에 서류통과를 한 것은 이때 처음이었다.


싱가폴에서 한 회사는 업계 내에서도 내가 하고 싶었던 분야였다. 다만 팀이 내가 키우고자 하는 전문성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굳이 예시를 들자면, 여러 스포츠 중 자전거를 타고 싶은 것이 맞았고 산악자전거보단 로드자전거를 지향하는 것도 맞았는데, 로드자전거를 사용한 지 일 년밖에 안 되는 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면접은 꽤 순탄했다. 나는 동기부여가 강하고 내가 걸어온 길이 내 의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는데, 꽤 자주 의욕이 없어 보인다는 말을 들어왔다. 그래서 최대한 텐션 높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이론 기술적인 질문들은 내가 면접관보다 나은 것 같았다. 좋았던 것은 내가 그동안 면접본 회사 중 유일하게 면접일정을 미리 말해줬다. 이 회사는 업계에서 짧지 않은 15년 업력을 가지고 있었고, 팀장은 사회초년생부터 초기멤버였다.


면접 중에 내가 안 좋은 평가로 백수가 된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전 직장 추천서를 주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요구하는 바람에 한 달 다닌 한국 직장 사장님과 영국회사 보스에게 연락을 하게 됐다. 감사히도 두 분 모두 좋은 리뷰를 주셨다. 내 현 팀장은 내 전 직장 동료에게도 전화를 했었다. 이 부분은 조금 민망한 경험이었다.


아무튼 전반적인 경험은 나쁘지 않았다. 내가 가릴 처지는 아니었다. 딱히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회사에 너무 의미 부여를 해서 우울해하진 않아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면접 진행이 매우 빨랐고 오퍼도 받게 되었다. 심지어 비자도 일주일 만에 나왔다. 회사에서 빠른 조인을 원했기에 난 갑작스럽게 싱가폴로 떠나게 되었다.


약간 겁이 났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찾을 수 없는 기회였고 당시엔 유일한 오퍼였다. 결국 회사는 회사고 인터뷰에서 받은 인상을 기반으로 아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당시에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고 난 싱가폴로 비행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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