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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조 Sep 17. 2022

공간을 기록하자

나를 행복하게 하는 공간들을 기록해보려 합니다.

  나는 공간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새로운 공간들을 찾아다니는 걸 즐기고, 마음에 들었던 공간을 다시 찾는 걸 즐긴다. 마음에 드는 공간들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다. 함께 한 사람이 좋아서 그 공간이 좋아지기도 하고, 취향이 묻어나는 인테리어와 소품이 나와 결이 맞아서 좋아지기도 하고, 그냥 객관적으로 아름답고 매력적이어서 좋아지기도 한다. 무심코 들린 노래가 마음에 들어서 좋아지기도 하고, 제공하는/받는 콘텐츠(요리, 서적, 상품, 서비스 등등)가 매력적이어서 좋아지기도 한다. 때로는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좋아지기도 한다.


  코로나가 잠잠해진 덕분에 지난여름에 다녀온 여행에서 난 공간을 좋아한다는 걸 새삼스레 다시 느꼈다.

  과거의 추억을 담고 있는 공간들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추억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기도 하고, 그 위에 새로운 추억을 얹어 가며 다른 사람과는 다른 나만의 스토리가 담긴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게 무척이나 행복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거나 사라진 공간들도 있었다. 그런 공간에 머물거나, 그 앞을 지날 때면 아쉬움과 괜스레 울적해지기도 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다 최근, 신촌의 한 식당에 방문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공간들이 참 많구나. 이걸 기록해 두자. 이 자리에 계속 있어준다면 더 많은 지인들과 그 공간을 공유하기 위해,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내가 어떠한 이유에서 그곳에서 행복했었는지를 기억하기 위해. 


  찰나의 순간 떠오른 그 생각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지금 바로 이곳에 글로 그 공간들을 기록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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