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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용 Aug 16. 2021

문단 아이돌론, 아는 사람끼리 더하구나

작가가 본 작가에 대한 평론과 논픽션


문단 아이돌론 저자 사이토 미나코 선생은 이 책을 일러 '문학론론'이라고 했다. 경험상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원고로 만들 수록 실감과 재미가 떨어진다. 원고의 난이도: 내가 겪은 일->남이 겪은 일->내가 생각한 것->남이 생각한 것-> 같은 식이랄까. 이 책은 남이 생각한 것들에 대해 생각한 후 그걸 글로 만든 것이다. 재미있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음식의 냄새만 모아서 요리를 만든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무척 재미있다. 사람에 따라 재미없게 읽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다만 재미없는 평론(미안하지만 세상 평론의 대부분이 좀 그런 편이다)을 읽어보신 분들은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이토 선생님 재능 대단하다. 


사이토 선생은 두 무라카미 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거칠게 말하면 세상엔 좋아서 하는 일이 있고 싫어서 하는 일이 있는데, 이 책에서 저 두 사람에 대한 글은 싫어서 만들어진 글 같다. 싫음이 꼭 나쁜 건 아니다. 싫어할 때만 나오는 맹렬한 에너지도 있다. 사이토 선생이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과 류 선생을 다룬 글에서는 싫어하는 기운이 선명하다.


하찮은 원고를 만들며 생계를 이어나가는 동안 깨달은 게 몇 있다. 평론보다 창작이 어렵다. 비난보다 칭찬이 어렵다. 칭찬을 재미있게 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상사와의 회식 자리에서 아부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는 분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기분이 묘했다. 아주 좋은 재능이 남을 놀리듯 비난하는 방향으로 흐른 것 같았다.


사이토 선생님이 하루키와 류에 대해 말한 비판에는 꽤 날카로운 부분들이 있다. 일리 있으니 열심히 보고 참고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분과 식사를 하고 돌아선다면 기분이 굉장히 찜찜할 것 같다. 그런 사람 있잖아. 나 없는 자리에서 나에 대해 뭐라고 말할지 겁나는 사람. 사이토 선생의 이번 책은 그런 사람과 마주 앉아 엄청나게 수다를 떤 것 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다나카 야스오를 알게 된 게 가장 큰 수확이었다. <어쩐지 크리스탈>은 진짜 엄청난 소설이다. 굉장히 좋아한다. 정식 한국어판을 내준다면 정말 감사하겠다. 정 안 된다면 나라도 돈을 모아서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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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저널리스트가 오랫동안 진행한 작가 인터뷰. 지금 살아 있는 영미 문학 작가의 생각을 한국어로 옮겨뒀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인터뷰의 양과 질 모두 무척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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