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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이 Jun 01. 2024

공중 그네

느리게 한국

도쿄와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에서 나는 자주 흔들리고, 길을 잃었다. 무서운 속도로 변하는 크고 어지러운 도시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자주 고요와 마주할 시간이 필요했다. 많이 걷고, 많이 비워내야 했다. 단정하게 옷을 입고 미술관 가는 길, 버스 의자 뒤편에 빨간 글씨로 크게 땅이라고 쓰인 광고가 자꾸만 신경 쓰인다. 기억을 더듬어 찾아간 사진 미술관에서 지역 작가들의 전시를 보고 다시 빙 돌아 중외공원 가는 길. 가로수길 따라 쭉 늘어진 바람개비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즐겨 탔던 다람쥐통은 없어졌고, 거대하게만 느껴졌던 바이킹은 한없이 작아 보였다. 어쩐지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그곳엔 엄마와 아들을 태운 공중그네만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분명 괜찮을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든다. 무너져버릴 거 같은 순간은 앞으로도 여러번 겪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용기를 얻으면 된다. 모두들 그렇게 힘을 내고 살아간다.


공중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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