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탁라이프스타일 런드리공간투어
2015년 2월
용산 해방촌에 살고 있는 친구와 만남을 통해 동네에 빨래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런드리카페'를 생각하게 되었고, 세상 어딘가에는 런드리카페가 있을 것 같아
구글에서 검색하게 되었을때 가장 와닿았던 복합런드리공간이 미국 포틀랜드 Spin Laundry Lounge 였다.
2015년 6월
해방촌 론드리프로젝트를 창업 및 오픈하고, 이미지로만 상상했던 미국 포틀랜드의 Spin laundry lounge를 직접 가보고 싶었다.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2016년 7월
미국 포틀랜드에 laundryproject 비즈니스투어를 떠났다.
Spin Laundry Lounge는 현재 포틀랜드 내 2개 장소에서 운영중이다.
에너지효율높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사용하여 지속가능한 세탁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 장소 모두 넓은 라운지공간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 곳에서는 간단한게 즐길 수 있는 스낵과 로컬푸드, 맥주, 음료를 판매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미술, 음악 등 팝업행사도 주최하고 있다.
어릴적 오락실에서 즐겨한던 동전게임기도 이용할 수 있다.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에 친구들과 함께 만나거나 무료wifi를 활용해서 노트북 작업할 수 있다.
사람들이 즐기기 어려운 어떤 것에 대한 불만을 얘기할때,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즐거우면서도 효율적인 것으로 변화시킬 마음을 먹는다.
Spin Laundry Lounge를 창업한 Morgan Gary는 후자와 같은 사람이다.
지속가능한 경영프로그램 MBA과정이던 창업자는 그녀의 대학생활 중 세탁에 대한 불편한 경험으로 부터
기회를 포착했다.
공동주택에서 경험했던 비효율적이고 꺼림찍한 세탁기/건조기 대신에 빠르고 세상에서 가장 에너지효율적인 세탁기를 사용하고, 친환경세제를 제공하며 시간과 돈을 아끼고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키는 포틀랜드만의 즐거운 세탁경험공간을 창출해냈다.
포틀랜드는 평범함보다 'Weird' 한 것들이 환영받는 도시다.
그들이 가는 빨래방마저도 다른 도시의 것들과는 다르게 아주 새로웠다.
주거 생활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 세탁 그리고 세탁을 해결하는 공간. 빨래방!
그들은 어떤 빨래방을 만들었을까?
첫번째 Spin Laundry Lounge 로케이션은
포틀랜드 다운타운의 북동쪽에 위치한 미시시피스트릿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드라마 '포틀랜디아', 킨포크잡지를 보며 상상했던 아기자기한 골목과 가게들, 도시를 상상했다.
하지만 기차역에서 다운타운으로 걸어들어가며 처음 만난 포틀랜드 도심의 이미지는 높은 빌딩과
술과 마약에 취한 차이나타운의 노숙자들이다.
상상과 괴리를 겪으며, 오줌냄새 대마초냄새는 내가 잘못온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실망이 컸다.
하지만 월러밋강을 건너 미시시피스트릿으로 가면 미드 '포틀랜디아'에서 보았던 아기자기한 포틀랜드스러운 동네를 마주하게 된다.
그 한 코너에 Spin Laundry Lounge 1호점이 위치하고 있다.
이런 아기자기한 가게들로 채워져있는 미시시피스트릿 초입에
Spin Laundry Lounge가 위치해 있다.
Spin Laundry Lounge
Address : 750 N Fremont St. Portland, OR 97227
운영시간
Monday: 8am - 7pm*
Tuesday: Closed
Wednesday: Closed
Thursday: Closed
Friday: 8am- 7pm*
Saturday: 8am - 7pm*
Sunday: 8am - 7pm*
* last load by 7pm, doors lock at 7pm, lights out by 8pm
줄리아로버츠 주연의 'Eat, Pray, Love'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이탈리아에서 신나게 먹고, 인도에서 열렬히 기도하고, 발리에서는 자유롭게 사랑하며
몸과 마음이 원하는 진정한 삶을 찾아 떠나는 여행영화가 생각난다.
일상에서 맘대로 떠날 수는 없지만
일주일에 한번 신나게 먹고, 동네사람들과 기분좋게 마시며, 일주일의 스트레스까지도 깨끗이 빨래하는
특별한 의식이 있는 공간이지 않을까?
특별한 의식을 위해 공간도 그에 맞게 갖추어져야 한다.
자연광을 빨래방안으로 끌어들이고, 창 밖으로 포틀랜드 미시시피 스트릿의 평온한 풍경과 가로수가 담긴다.
형광등 아래 적막한 공간이 아닌 포틀랜드의 따뜻함이 담겨있다.
상쾌한 민트색상을 중심으로 실버톤의 기계들이 차가움보다는 청결함에 가깝다.
미국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스페인어가 익숙한 히스패닉계열 인종이 많은 인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객을 위한 심플하게 디자인 된 사이니지와 함께 스페인어 이용안내 표시를 영어와 병행해서 표시하고 있다.
사이니지 디자인에도 운영자의 자상함이 담겨 있는 듯하다.
이제는 현금없이도 카드결제기가 각각 세탁기/건조기에 부착되어 있어 카드로도 결제 가능하다. 핸드폰 번호도 입력하면 끝났을때 종료메시지를 보내준다.
미국 빨래방은 규모부터 한국과 많은 차이가 있다. 세탁기 최소 20대, 건조기 20대로 시작한다.
이 많은 세탁기가 필요할까 싶은데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다. 이렇게 세탁을 돌리는 사람들은 어디서 기다릴까.
세탁실과 붙은 한켠에 라운지 공간이 구비되어 있다.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에
편한 쇼파테이블에서 휴식 또는 지인들과 편히 수다를 떨면서 기다리거나
간단한 랩탑작업이 가능한 테이블로 나뉘어 있다.
포틀랜드는 마이크로브루어리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등록 되어있다.
또한 포틀랜드가 위치한 오레건주는 피노누아 와인으로도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브랜드별로 각기 다양한 그리고 도전적인 수제맥주, 와인들이 많은데 빨래방에서 함께 맛볼 수 있다.
빨래방에서 마시는 맥주라니, 와인이라니, 샐러드라니, 파니니라니.
맛도 일품이다.
한시간동안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에 간단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메뉴들이 준비되어있다.
포틀랜드 맥주를 먹을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감자칩도 함께 준다.
인상깊었던 점은 보통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티슈가 아닌 재사용이 가능한 손수건을 함께 재공해준다.
감자칩에서 묻은 기름기 또는 음식물을 깨끗하게 세탁된 손수건에 닦고 반납한다.
언제든 깨끗이 세탁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 세탁라운지만이 가능한 서비스다.
일회용품소비를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포틀랜드 사람들 답다는 생각이 드는 요소였다.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에 나만의 가치있는 시간을 위해
휴식을 취할 것인가.
작업을 할 것인가.
유흥의 시간으로 보낼 것인가.
많은 빨래방들이 사용하고 있는 레트로 게임기, 전자게임기도 이곳에 준비되어 있다.
아니면 춤을 출 것인가?
2016년에 방문하고
2019년에 3년만에 다시 방문한 포틀랜드
Spin Laundry Lounge 의 2호점 확장 소식이 반가웠다.
Spin Laundry Lounge 2호점
Address : 2326 NE Broadway Portland, OR 97232, USA
운영시간
Monday: 8am - 7pm*
Tuesday: Closed
Wednesday: Closed
Thursday: Closed
Friday: 8am- 7pm*
Saturday: 8am - 7pm*
Sunday: 8am - 7pm*
* last load by 7pm, doors lock at 7pm, lights out by 8pm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에 갈 수 있는 근거리가게들을 한쪽 벽면에 그려놨다.
Spin Laundry Lounge 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시간을 적어놓았다.
카테고리는 Food, Coffee, Drink 세 분류로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카테고리들!
자체적으로 F&B제공했던 1호점이었기에
2호점은 왜 똑같은 방식이 아니었을까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자체적으로 F&B를 제공할 수 있었지만 인근 로컬가게들과 상생하기 위해서 내부 F&B는 최소화(병음료, 간단한 과자 판매)했다고 한다.
1호점 이후 견고하게 그리고 천천히 시간을 가지며 2호점으로 확장한 이유도 이제는 알 것 같다.
창업자의 세탁의 불편한 경험을 통해
세탁을 집안일이 아닌 지역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안정적이고 그 지역에 녹아들어 오랫동안 사랑받고 운영되고 있음을 느꼈다.
포틀랜드는 오래전 공업도시로서 환경에 대한 문제를 겪은 후
많은 시간을 거쳐 지금의 친환경도시 포틀랜드로 변화했다.
이제는 포틀랜드는 친환경, 소셜, 로컬의 도시다.
포틀랜드의 이런 요소들이 Spin Laundry Lounge에 담겨있다.
서울 론드리프로젝트와 비행기로 12시간 거리에 있는 미국 포틀랜드의
Spin Laundry Lounge지만
창업자의 생각과 지역의 라이프스타일을 공감하며 만들었기에
항상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진다.
추가적으로 현재 미국 포틀랜드 Spin Laundry Lounge는
Covid-19로 인해 사회적거리두기 및 운영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포틀랜드의 변화를 만들어냈던 것처럼
긍정적으로 이 위기도 함께 이겨내리라 믿는다.
#keepspinspinning